오는 20일 서울역 고가공원 개장을 앞두고 서울 중구 중림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중림동 중림로에 자리 잡은 상가의 매매 및 임대 시세가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공원 개장이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상가 임차인들은 급등한 임대료 문제로 자리를 옮겨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하철 충정로역 5번 출구부터 서울역 서부교차로에 이르는 ‘중림로’가 고가공원 개장의 가장 큰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서울역7017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탈바꿈시키는 한편 ‘중림로’를 보행문화거리로 조성하고 있다. 이에 일대는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늘 것으로 예상되며 오래된 선술집과 작은 식당들이 있던 거리에 카페, 수제 맥줏집 등이 들어서며 상권 지형이 바뀌고 있다. 용산구의 ‘경리단길’에서 이름을 따온 ‘중리단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상가 시세가 치솟는 중이다. 매매 가격은 급등세다. 현재 3.3㎡당 7,000만원 정도인데 지난해 3.3㎡당 3,000만~4,000만원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배가량 올랐다고 한다. S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고가공원 개장 이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가 있어 매물을 잘 내놓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상가 임대료의 경우 대로변 1층 전용 65~66㎡의 경우 권리금 약 5,000만~7,000만원, 보증금 4,000만~6,000만원, 월세 250만원 대에 있다. 1년 전 권리금 4,000만~5,000만원, 월세 200만원 초반에서 오른 것이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면적이 큰 상가는 권리금 1억원을 넘어선 것도 다수”면서 “전체적으로 권리금은 지난해보다 50%가량 오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중림삼성사이버빌리지’ 전용 59㎡의 경우 지난해 3월 4억5,000만원에서 올 3월 5억4,500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올랐다. R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사이버빌리지’ 호가가 지난 1년간 1억5,000만원가량 올랐다”면서도 “고가공원 개장 영향과 함께 ‘서울역센트럴자이’ ‘경희궁자이’ 등 도심권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아지면서 동반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부동산 가격 오름세에 상가 임차인들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도시재생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불안감에서다. 한 공인중개사는 “공원이 개장된 것도 아니고 상가의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닌데 실현되지도 않은 미래의 이익을 가정해 임대료가 오른 형국”이면서 “외지에서 들어온 건물주만 좋게 된 꼴”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 주민들과 소통 창구를 넓히고 관련 대응을 빠르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