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4일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에 대해 국방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16일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 자료를 통해 “북한 발사 탄도미사일은 비행에는 성공해 연이어 실패한 무수단 미사일보다 성능이 향상된 IRBM(중장거리탄도미사일)급 미사일로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탄두 (대기권) 재진입의 안정성 여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며 ICBM급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4일 새벽 5시 27분께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후 북한은 다음날 공식 매체를 통해 ‘지상대지상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선전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2분 만인 오전 5시 29분께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율곡이이함이 최초로 이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우리 군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도 북한 미사일을 탐지했다.
북한 미사일의 비행 거리와 최대 정점 고도는 각각 780여㎞, 2,110여㎞로 확인됐다. 미사일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20여㎞ 침범했으며 쓰가루 해협에서 서쪽으로 420여㎞ 거리의 해상에 떨어졌다. 국방부 추산에 따르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각을 최대한 높인 고각발사로 미사일을 쐈지만,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는 4,500∼5,000㎞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5,500㎞를 넘겨야 ICBM으로 분류된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실험과 같은 전략적 수준의 도발과 최전방 지역에서의 전술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국방부는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는 상시 핵실험 가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접적지·해역 도발 징후 등 기타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또 군사적 관점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를 만회하고 새로운 핵 투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새로 출범한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 탐색 및 향후 대남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됐다. 국방부는 “강대강 대결 구도를 심화시켜 대미·대남 협상력을 제고하는 등 유리한 전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벼랑끝 전술”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