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도체 공격 투자에 봄날맞은 장비업계

삼성·LGD 등 설비투자 늘리면서

연관 장비·소재업체도 폭풍 성장

매출 1조클럽 장비社 크게 늘듯

오는 2018년 2·4분기까지 P10 공장이 완공될 예정인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제공=LG디스플레이오는 2018년 2·4분기까지 P10 공장이 완공될 예정인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업체 원익IPS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계약액은 402억5,000만원으로 지난 한 해 연결 매출액의 16.49%에 달하는 규모다. 이 계약은 오는 7월부터 삼성전자가 평택 공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인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 위해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기(PECVD)를 요청한 덕분으로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투자 봇물 속에서 원익IPS의 1·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25.37% 증가한 322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43.31% 증가해 1,374억6,2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격적 투자가 이어지면서 연관 장비업체들이 역대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장비업체들은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 설비를 연일 풀가동하는 상황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비용이 지난해보다 86% 증가한 24조5,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였던 2015년의 14조7,000억원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회사들이 생각보다 큰 규모와 빠른 속도로 투자에 나서면서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도체 투자 확대 덕분에 올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장비업체도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위 반도체 업체인 세메스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매출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선 AP시스템도 올해 매출 1조 클럽 가입을 넘보고 있다. 반도체 레이저 장비업체인 이오테크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3,077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데 이어 올해 5,0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전년보다 50% 이상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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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반기에도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업체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LG디스플레이가 총 10조원의 투자 비용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진 경기 파주 P10 공장의 생산설비 발주가 예정돼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전 공정 핵심장비인 PECVD 장비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며 아바코는 LG디스플레이 차세대 설비 투자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해왔다. 이밖에 인베니아·비아트론 등이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중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에 따른 대형 수주 기대감도 커졌다. 칭화유니그룹이 중국 내 3곳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총 7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고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업체인 BOE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10세대 이상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라인 투자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장비 기술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국내 장비업체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신규 설비투자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고 있어 향후 2~3년은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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