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노바티스·바이엘 “생큐 코리아 연구팀”

표적항암제 바이오마커 몰라 임상시험 지지부진

조병철 교수팀, 잘 듣는 폐암환자 유전자군 규명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


국내 연구진이 노바티스·바이엘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해묵은 숙제를 풀어줬다.

17일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폐암센터 종양내과)에 따르면 노바티스와 바이엘은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Fibroblast Growth Factor) 수용체를 차단하는 표적항암제 도비티닙과 BAY1163877을 개발했다.


FGF와 수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폐암·두경부암·방광암 등 고형암 세포도 빨리 성장한다. FGF 수용체 차단제는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항암제다. 도비티닙은 지난 2012년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연구자 2상 임상시험을, BAY1163877은 바이엘이 2014년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 1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어떤 환자가 잘 듣는지를 판단할 바이오 마커와 세부 선별기준을 몰라 임상시험은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연세대 조병철·김혜련·홍민희 교수와 강한나 박사팀이 편평상피세포암 환자 중 FGF 3번·19번 등 18개의 핵심 유전자군이 활성화돼 있으면 FGF 수용체 차단제가 잘 듣는다는 사실을 동물실험과 일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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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편평상피세포형 폐암 환자의 암세포 덩어리와 이들의 암세포를 이식해 폐암을 유발한 실험 쥐에 FGF 수용체 차단제를 투여한 결과 일부에서 암세포가 30일 이내 빠르게 축소되고 사라졌다. 반면 항암제가 안 듣는 환자군에는 이들 유전자군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표적항암제를 투여해도 15일 만에 암세포가 급성장했다.

편평상피세포암은 선암·대세포암과 함께 폐암 환자의 80~85%가량을 차지하는 비소세포(非小細胞) 폐암의 한 유형이다. 주로 폐 중심부에서 발견되며 남자에게 흔하고 흡연과 관련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교수는 “같은 유형의 폐암 환자라도 암세포 유전자의 돌연변이 특성이 제각기 달라 표준적인 치료가 어려워 여타 암보다 치료하는 데 어려움이 매우 컸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FGF 수용체 차단제가 듣는 환자들을 사전에 선별할 바이오 마커를 찾아낸 만큼 제약회사와 환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암 학술지(Annals of On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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