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SKB) 사이의 트래픽 비용 부담 갈등으로 SKB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외국계 콘텐츠 기업(외국계 CP)이 국내 인터넷망 사용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며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CP의 망 무임승차 논란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확산과 관련이 있다. 막대한 트래픽의 동영상 서비스는 국제 회선으로는 속도를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인터넷망 사업자와 주요 외국계 CP는 한국에다 캐시(cache) 서버를 설치하고 국내 회선을 통해 서비스하는 대안을 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 인터넷 회선을 쓰는 만큼, 발생한 트래픽 양에 따라 인터넷망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하지만 외국계 CP는 망 비용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캐시서버를 이미 설치한 KT에는 망 비용을 내고 있지만, 현재 캐시서버 설치 방안을 협상하고 있는 SKB와 LG유플러스에는 망 비용 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는 KT·SK브로드밴드(SKB)·LG유플러스 등 3대 인터넷망 사업자를 압박해 망 비용을 면제받거나 거의 내지 않고 있다. 비용 부담시 국제 회선으로 옮길 수밖에 없고 접속 장애나 속도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글로벌 IT 기업이 국내 인터넷망 사용하면서 비싼 국제 회선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으니 비용 면제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외국계 CP가 인터넷망 업체에 요금을 어떻게 내야 한다는 것에 관해 법규나 가이드라인은 없다. 미래부는 이 사안과 관련해 법규·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통해 개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CP와 인터넷 사업자가 협상과 계약을 통해 과금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국제적 관례인 만큼 규제 검토는 아직 이르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페이스북 등의 거물 CP가 협상시 인터넷망 사업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어 기업 간 계약에만 맡겨서는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용자들은 유명 서비스가 느려지거나 끊기면 보통 서비스 운영사보다 인터넷망을 탓하는 만큼, 거물 CP가 ‘접속 장애’ 등의 카드를 들고 인터넷망 업체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