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모리토모(森友) 학원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한 사학재단의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한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해당 사학재단의 이사장이 아베 총리의 친구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아사히신문은 오카야마(岡山) 현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내각부가 문부과학성에 신속 대응을 촉구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4일 작성된 해당 문건의 제목은 ‘수의학부 신설에 관한 내각부로부터의 전달사항’으로, 문부과학성이 작성한 것이다.
문건에는 “2018년 4월 신설을 전제로 역산해서 최단의 스케쥴을 작성해줬으면 좋겠다”며 “이것은 관저의 최고 레벨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다른 문건인 ‘장관(문부과학성) 확인사항에 대한 내각부의 회답’에는 내각부가 학부 신설을 서두를 것을 요구하면서 “이것은 총리의 의향이라고 들었다”고 기록됐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으로 의혹뿐이던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 야당 민진당은 이날 열린 중의원 문부과학위원회에서 해당 문건의 존재 여부를 정부 측에 캐물었고 렌호(蓮舫) 대표는 “총리 친구만 특별 배려했다는 의혹이 깊다”고 지적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문부과학상은 “국가전략 특구에 대응하고자 문서를 작성할 가능성은 있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할 의사를 나타면서도 “관저나 총리로부터 직접 지시가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그런건 전혀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오전 기자회견에서 “그런 사실은 없다”고 일축한 뒤 “누가 작성했는지도 모르는 불명확한 것에 대해 하나하나 정부가 답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