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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배를 띄우려면 깊은 물이 필 요하다. 그래서 지난 1938년 로버트 잉걸스는 패스커굴라 강 하구, 멕시코만과 만나는 지점에 800에 이커 규모의 잉걸스 조선소를 건설했다. 이후 이 조선소에서는 미 해군 군함 중 약 70%를 건조해 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조선소에서는 11,000명의 노동자들이 철판을 잘라내고 용접해 붙이면서 여러 척의 해군 군함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사진에 보이는 배는 건조 중인 USS <트리폴리> 함이다. 강습 상륙함인 이 배의 갑판 길이는 260m로, 다른 나라의 항공모함보다도 길다. 이 배에 실릴 공격 헬리콥터와 해병대원 1,600명은 적국의 내륙을 타격할 수 있다. 이런 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잉걸스 조선소의 효과적인 분업형 생산체계 덕택이다.
[2/8] 철판 가공
자석 크레인의 조작사는 철판을 들어 올려 절단 작업대 위에 올린다. 이 자석 크레인은 최대 20톤 무게를 최대 5.4m까지 들어 올릴 수 있다. 작업대에서는 플라즈마 빔을 사용해 철판을 잘라 USS <포트 로더데일> 함의 부품을 만든다. 선거형 상륙함인 <포트 로더데일> 함은 해병대원들이 탑승한 14대의 상륙장갑차를 실을 수 있다. 해군은 이 배를 사용해 해안 가까운 얕은 바다에서도 적에게 강력한 전투력을 투사할 수 있다.
[3/8] 유닛 제작
배도 마치 레고와 같다. <유닛>이라는 이름의 여러 덩어리가 하나로 합쳐져 완성되기 때문이다. 조립장에 거꾸로 놓여진 이 유닛은 포트 로더데일 함의 기관실이나 화물실의 일부가 될 것이다. 맨 위에 보이는 두 개의 동그란 구멍은 엔진과 추진기를 이어주는 구동축이 들어갈 자리다. 유닛이 완성되면, 사진에 보이는 것 같은 용접공들이 유닛들을 조립해 함체를 완성시킨다.
[4/8] 물살을 갈라라
<트리폴리>함의 곡선형 용골은 항력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도록 설계되었다. 물 밖에 있는 모습만 봐도,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잘라버리고 나아갈 것처럼 생겼다. <트리폴리> 함은 공식적으로는 강습상륙함이지만 해안에 직접 뱃머리를 대거나, 상륙정을 해안으로 보내지 않는다. 대신 이 함은 탑재한 헬리콥터와 V-22 오스프리 항공기에 해병대원들을 태워 대규모로 신속히 발진시켜, 군에서 말하는 고속 강습 작전을 구현한다. 또한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현존하는 최첨단 전투기인 수직단거리 이착륙기 F-35B도 탑재할 수 있다.
[5/8] 닻을 올려라
트리폴리 함의 무게는 얼마일까? 함체는 물론 탑재하고 있는 승조원, 해병대원, 제트기, 헬리콥터, 보급품 등을 다 합치면 44,000톤이 넘는다. 이 무거운 물체를 물 위에 고정시키려면 닻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큰 닻이. 사진에 보이는 18톤짜리 닻 2개, 그리고 이 닻을 함체와 연결해주는 총중량 48톤짜리 닻줄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다. 닻줄을 이루는 사슬 한 토막의 크기는 사람 몸뚱이만하다. 닻줄에 입혀진 검은색과 흰색의 색상을 보면, 닻줄이 얼마만큼 풀려나갔는지 알 수 있다. 닻줄이 끝까지 풀려나가면 빨간색 사슬이 보인다.
[6/8] 권력의 탑
해군 구축함의 함교를 받치는 전방 상부구조물 안에서는 지휘관들이 전투 지휘를 실시한다. 현재 도장 작업을 앞두고 최종 용접 작업 중인 이 프랭크 E. 피터슨 2세 함의 전방 상부구조물 역시 마찬가지다. 항모전단에 배치되는 구축함들의 임무는 크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움직이는 비행장인 항공모함을 적 고속정의 강력한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7/8] 최상의 방어는...
구축함 <폴 이그나티우스> 함의 완성된 함교 위에는 마스트와 통신 안테나(사진 아래쪽의 공 모양 물체들)가 올라간다. 팔각형 커버 안에는 이지스 병기 체계의 일부인 SPY-1 레이더가 들어간다. 이지스 병기 체계는 적의 공격을 포함 100개 이상의 표적을 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또한 배에서 발사한 요격 미사일을 유도하고, 멀리 떨어진 적의 포대도 발견할 수 있다.
[8/8] 배를 띄워라
폴 이그나티우스 함을 패스커굴라 강에 띄우기 위해서는, 드라이독에 물을 채운 다음 예인선으로 배를 선좌로 밀어내야 한다. 이후에도 배관공들과 전기공들의 의장 공사가 계속된다. 선좌에서 나가야 할 때가 되면, 해군 승조원들이 탑승해 배의 운용법을 배운다. 앞으로 4~8개월 후면 배가 정식으로 취역하고, 승조원들이 배를 몰고 나갈 것이다. 그 후로 이 배는 최대 40년간 해군에서 사용될 것이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kelsey atherton, photographs by spencer lo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