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 투자회사인 L커터튼(옛 L캐피털)이 코스닥상장 패션 기업 코웰패션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L커터튼은 이번 투자로 지난 2014년 YG엔터테인먼트, 2016년 화장품회사 클리오, 2017년 토종 선글라스 기업 브랜드 ‘젠틀 몬스터’를 보유한 스눕바이까지 한국 내에서 엔터·뷰티·패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셈이 된다. 투자기업의 기업가치 향상에 따른 수익을 챙기는 것은 물론 루이비통의 국내 사업 시너지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커터튼은 코웰패션의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시가의 10% 이상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여부가 확정되면 코웰패션은 5,000만 달러 내외의 자금을 L커터튼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코웰패션은 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영업이익률이 20% 이상으로 재무건전성이 탄탄한 회사라는 점에서 L커터튼의 투자는 자금지원의 성격과는 다르다는 게 IB업계의 해석이다. 그동안 L커터튼의 국내 투자는 엔터와 뷰티·선글라스 등 한류열풍의 주역 산업군에 집중되고 있어 아시아권 마케팅을 위한 업체를 발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코웰패션은 푸마·아디다스·리복 등을 포함해 캘빈클라인 등 유력 브랜드와 제조판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서울 리거와 합작법인 씨에프 코스메틱을 통해 화장품 사업까지 진출한 종합 패션 뷰티 기업이라는 점이 루이비통의 관심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투자검토를 하고 있다”며 “대중적인 브랜드에 강한 코웰패션 입장에서 명품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금과 사업구조에 어려움이 없는 코웰패션 입장에서 루이비통과 사업 시너지가 없으면 투자금을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루이비통과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L커터튼이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YG엔터와 클리오·스눕바이는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1,000억 원 안팎 늘었다. 매출 성장률은 60~170%에 달한다. 코웰패션 역시 패션사업부만의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도 1,190억 원에서 74.2% 늘어난 2,073억 원을 달성했다. 코웰패션이 패션사업부와 함께 영위하는 전자부품사업도 소폭 증가해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2,49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도 170억 원에서 지난해 345억 원으로 102% 성장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이 기업실사를 통해 투자를 실행했다면 성장 가능성은 자연히 입증된 것”이라며 “루이비통은 단순투자목적보다 이들 기업의 독보적인 한류 콘텐츠에 주목해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게 투자목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