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조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 위법"

서울중앙지법 첫 판결

노동조합 동의 없는 회사의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은 근로기준법 위반이어서 무효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박근혜 정권 당시 도입했던 성과연봉제 무효 소송을 진행하는 다른 공공·금융기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금융노조 주택도시보증공사지부가 제기한 성과연봉제 무효 소송에서 18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다만 노조의 위자료 청구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연봉제 규정 등의 개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나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무효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 단서조항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원이 노조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는 노조 동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 상당수 공공·금융기관이 노조 측과 무효 소송을 치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외에도 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의 노조가 성과연봉제 무효 확인 소송을 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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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규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성과연봉제 폐지를 공약했기 때문에 결국 정책적으로 폐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소송 결과는 법적인 판단으로도 성과연봉제가 무효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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