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신약 조기출시…상장 재추진…M&A…CJ헬스케어, 다시 뛴다

이재현 회장 경영일선 복귀

R&D 총괄 컨트롤타워 개편

비용도 매출대비 20%로 확대

이르면 연내 첫 신약 발매 기대

'오픈 이노'형태 벤처 투자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그룹의 바이오·제약사업을 총괄하는 CJ헬스케어가 바빠졌다. 그 동안 미뤄뒀던 기업공개에 시동을 걸고 첫 신약 출시에 속도를 내는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투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이 회장 경영복귀를 계기로 조직 개편과 혁신에 속도를 높이고 최근 임상시험 3상을 마친 신약 출시일을 앞당기는 작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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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스케어는 1984년 CJ제일제당(097950) 제약사업부문으로 출발해 2014년 분리 독립한 후 지난해 5,208억원 매출과 679억원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제약사 순위에서는 10위에 불과하다. 또 대기업 계열 제약사 중 1위라는 타이틀도 지난해 LG생명과학을 흡수한 LG화학에 자리를 내줬다. 연매출 30조원에 이르는 CJ그룹의 위상에 비춰 보면 그룹 내 존재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CJ헬스케어는 이번 기회에 이름 빼고 다 바꾸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변신에 나선다. 최근 R&D 역량 강화를 위해 전담조직을 개편한 데 이어 현재 매출 대비 10% 안팎인 R&D 비용을 20%로 높여 글로벌 신약을 조기에 개발해 오는 202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발 중인 신약을 조기에 출시해 성장 모멘텀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최근 임상시험 3상을 마친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CJ-12420’이 선두주자다. CJ-12420은 역류성 식도염 및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제로 임상시험에서 글로벌 1위 제품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보다 효능과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넥시움은 연간 전 세계에서 2조원 이상 판매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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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12420은 늦어도 내년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약은 지난 2015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도 많다. 전 세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시장은 25조원 규모고 중국만 3조원에 이른다.

CJ그룹 차원에서도 CJ-12420의 정식 출시는 의미가 크다. CJ는 지난 2003년 농규균 백신 ‘슈도박신’ 개발에 성공해 국내 7번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식 출시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CJ-12420이 정식 판매되면 제약사업에 뛰어든 지 33년 만에 출시되는 첫 신약이다.

한동안 연기됐던 상장 준비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상장 주관사를 정하고 기업실사까지 진행했지만 그룹 안팎의 현안에서 후순위로 밀리면서 잠정 중단됐다. 그러나 이 회장이 올해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CJ헬스케어 상장에도 한층 속도가 붙었다. CJ헬스케어가 상장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자금확보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신약 개발, 상장 추진과 함께 경쟁력을 갖춘 벤처와 손잡는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벤처투자도 강화한다. CJ헬스케어는 올 초 벤처캐피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와 152억원 규모의 바이오헬스케어펀드를 조성한 이래 지난 3월 첫 행보로 치매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뉴라클사이언스에 20억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해에는 항체 의약품 전문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공동 신약 개발을 위한 업무협력을 체결했고 국내외 바이오벤처기업을 한국으로 초청해 연구개발 제휴를 도모하는 ‘글로벌오픈포럼’도 올해부터 정례화할 계획이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제약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CJ그룹 내에서 CJ헬스케어의 위상도 확실히 달라졌다”며 “지속적 R&D와 적극적 M&A를 통해 2030년 전 계열사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2030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하는데 CJ헬스케어가 앞장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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