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생각하는 경제] '삼성 저격수' 김상조, 과연 삼성에 재앙일까?







문재인 정부가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전격 내정했다. 그동안 삼성 등 재벌 개혁을 주장해오던 김 내정자의 발탁으로 삼성이 또 다른 시련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김 내정자의 발탁이 삼성에게 최악이 아니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도대체 무슨 사정일까.

김 내정자가 삼성과 악연으로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그는 삼성 승계의 고비마다 편법승계 논란을 이끌어내며 끈질기게 괴롭혀왔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당시에도 지배구조 문제를 비판해왔다. 또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는 ‘포괄적 뇌물죄’란 결정적 논리를 특검에 제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이런 전력에도 ‘삼성에 최악은 아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가 삼성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친 칼날을 휘두르는 물정 모르는 아마추어보다 ‘정교한 외과의’가 낫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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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2013년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 초청돼 강연을 했을 정도로 삼성에서도 인정하는 전문가다. 삼성이 과거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할 때도 김 내정자는 국회에서 “삼성이 순환출자를 한 번에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실적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옹호했다. 더불어 그동안 법적 실체 없는 조직을 반대하며 ‘미래전략실 해체’를 강력하게 주장해왔지만 ‘그룹 콘트롤 타워’의 필요성은 인정하며 삼성 그룹 운신 폭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난 18일 “재벌해체란 말은 단 한 번도 한 적 없다. 재벌을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으로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유도하는 것이 재벌개혁이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삼성은 이미 ‘낡은 삼성’을 버릴 것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인사가 삼성에게 재앙만은 아니란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과연 삼성과 공정위는 향후 발전적 접점을 잘 찾을 수 있을까.

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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