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이란은 테러지원국" 맹폭...'악의 축' 복귀 전망도 나와

이란 '친서방·개혁적' 정권 들어선 이튿날 맹비난

과거 부시 정권 '악의 축' 발언 상황과 비슷

이란 정부 공식 반응 아직까지 없어

사우디를 방문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하며 맹공을 퍼부었다./연합뉴스사우디를 방문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하며 맹공을 퍼부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하며 맹비난했다. 이란이 대선에서 친서방 개방정책을 추구하는 중도개혁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연임이 확정된 이튿날이었다. 양국 관계가 과거 보수정권을 잡은 미국과 친서방 정권을 잡은 이란이 정면으로 대치했던 부시 정부 시절의 형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척결을 강조하며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종파 갈등과 테러의 불길’을 부채질하고, ‘파괴와 혼돈’을 확산하는 무장 조직에 돈과 무기,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미국에 죽음을 가져오고, 이 방에 있는 많은 지도자와 국가를 파멸시키겠다고 맹세하면서 대량학살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정부”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이란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진정한 선거를 치른 이란이 민주주의와 근대화의 수호자라는 미국 대통령에게 공격받았다”며 “사우디의 투자에 감사하다는 말은 (미국의) 외교정책인가. 아니면 단순히 사우디에서 4,800억 달러라는 단물을 빨아 먹은 것인가”라는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미이란계미국인위원회’(NIAC) 트리타 파르시 회장도 “이란인들이 세계를 향한 개방과 대화에 압도적으로 표를 던진 바로 그 시점에 트럼프는 주먹을 꽉 쥐고 이란의 고립을 촉구하는 것으로 응답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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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적이고 친 서방 정권이 들어섰음에도 이란을 비판하는 트럼프 정부는 예전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지조 W. 부시를 연상케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이란이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테러를 수출한다’는 이유로 북한, 이라크와 더불어 ‘악의 축’으로 지목하며 제재를 가했다. 당시 이란은 역대 정권 중 가장 개혁적이고 친서방적 성격을 띤 모하마드 하타미 정권이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200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수상하며,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보장협정의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이 본격화된 바 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윤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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