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주목해야 할 산업이 있다면 바로 의료기기산업이다. 의료기기산업은 인구 고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의 환경적 변화와 정보통신기술(ICT)·생명공학의 발달로 새로운 시장 창출의 전기를 맞고 있다.
우리 의료기기산업은 두 가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하나는 해외에서 수입되는 수많은 의료기기의 국산화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혁신적인 신개념 의료기기의 개발을 통한 시장 선점이다. 이후의 과제는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키는 동시에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산업 규모를 성장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계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의료기기산업을 주목,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했다. 당시 정책적 지원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의료기기산업이 국민에게 인식됐던 시점도 이때다. 이어진 박근혜 정부는 ‘2020년 7대 의료기기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 아래 ‘의료기기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산업발전기획단을 출범시켜 의료기기산업의 도약을 천명하기도 했다.
의료기기산업이 지금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새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며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동남아시아·중국·인도·중동 등 신흥경제국들이 장기적인 보건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이들 국가로 진입하는 데 있어 문턱이 되는 인허가·통관 등 비관세무역장벽을 낮추는 데 국가가 앞장서야 하는 것이 첫째다. 두 번째는 ICT·3D기반·의료용로봇·원격모니터링·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새롭게 창출되는 의료기기가 시장에 신속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제도·법적 정비가 신속하게 추진돼야 할 것이다. 셋째는 고부가가치산업에 걸맞게 의료기기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산정 기준과 적정 가격이 보장돼야 한다. 특히 의료기기 유통 과정상에서 불로소득을 누리고 있는 간접납품업체 문제는 정부 당국이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제약·바이오·의료기기를 경제성장의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여기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 마련을 위해 업계와 활발하게 소통하기를 바란다. 후보 시절 대통령 직속 발전위원회를 약속한 만큼 산업계의 기대는 크다. 특히 의료기기산업은 첨단산업이면서도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현 정부가 첫 공약 실천으로 내세운 일자리 창출에 부응할 수 있다. 홍순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