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대국 앞두고 몸 바짝 낮춘 커제 9단 "알파고, 신선의 수 둔다"

23일 등 세 차례 대국 예정 커제 9단

"알파고, 수천년의 바둑 기보 뛰어넘어"

작년 이세돌 9단 야유 때와는 정반대

/알파고 홈페이지/알파고 홈페이지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앞둔 중국 1위 바둑기사 커제 9단이 어려운 승부를 예상했다.

22일 홍콩 봉황망 등에 따르면, 커 9단은 언론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심으로는 내가 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매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알파고가 쓰는 수는 신선의 수”라고 말했다. 몸을 한껏 낮춘 그는 또 “알파고가 연초에 ‘마스터’라는 아이디로 바둑고수들을 60연패 시킨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었다”며 “그의 많은 수가 우리 바둑 기사는 물론이고 수천 년의 바둑 기보를 뛰어넘는 것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커 9단은 알파고가 보여준 수를 따라 배우고 있다며 “이전에는 알파고의 많은 수가 인간의 것이었지만 지금은 신선이 두는 수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자신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커 9단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대국을 벌이고 있을 때 “내가 알파고와 붙으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당시 커 9단은 이 9단을 두고 “인류 바둑 기사의 대표 자격이 없다. 이제 나는 이세돌에게 야유를 보내겠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관련기사



커 9단과 알파고의 이번 대국을 두고 중국의 유명 바둑기사 구리 9단이 커 9단의 승률을 10%로 예측한 것에 대해서 “비교적 객관적이지만 지나치게 극단적인 평가로 보인다”며 “승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면 100% 지는 것이고 이기면 100%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둑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압승을 점치고 있다.

구글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중국바둑협회와 함께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을 개최해 커 9단 등 중국을 대표하는 바둑기사와 알파고의 대국을 진행한다. 커 9단은 23일과 25일, 27일 세 번에 걸쳐 알파고와 일대일로 대결을 펼치고, 24일에는 중국 9단 기사 5명이 서로 상의하며 알파고와 겨루는 상담기가 열린다. 26일에는 구리 9단과 렌샤오 9단이 각각 알파고와 팀을 이뤄 복식 경기를 펼치는 페어 대국이 예정돼있다.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