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가르드서 메이·강경화까지…백발, 강한 여성 상징으로

미화된 모습보다 있는 그대로

꿋꿋한 신조 스타일로 비쳐져

사회서 성공한 여성들에게는

백발이 순수·지적인 이미지 줘

왼쪽부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왼쪽부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의 백발 헤어스타일이 화제다. “백발이 너무 멋있다” “카리스마가 넘쳐난다” 등 호감을 표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60대의 나이지만 백발 스타일이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여성 정치인들의 패션과 스타일은 항상 대중의 관심사다. 성공한 여성들이 어떤 스타일로 옷을 입고, 말을 하고, 행동하는지에 따라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어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근래 들어 은발·백발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백발이 가져다주는 카리스마다.

백발 카리스마의 대표 주자로는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이 꼽힌다. 이들은 억지로 젊어 보이려 하지 않고 미화된 자신의 모습보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면서 오히려 강렬한 자신감을 과시한다. 성차별과 외모지상주의 분위기 속에서 대체로 많은 여성들이 젊어 보이기 위해 염색을 하는 반면 이들은 오히려 희끗한 머리로 자신의 성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강 후보자는 이미 ‘반백의 헤어’ 하나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는 괘념하지 않고 자신의 신조대로 꿋꿋하게 갈 길을 가는 스타일로 비쳐지고 있다. 그는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본모습을 뭔가로 가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제네바는 워낙 다양한 인종에 머리 색깔이 천차만별이라 내 반백 머리에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60대인 메이 총리는 지난 4월 세계적인 패션지 보그의 미국판 표지를 장식할 정도로 유명한 패셔니스타다. 레오파드 슈즈와 V자로 깊게 파인 블랙 드레스, 레드 드레스에 원색 자수가 놓인 슈즈, 사이하이 부츠(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부츠) 등 그의 패션 스타일은 인기 검색어에 오른다. 하지만 그는 백발 헤어스타일만큼은 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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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총재의 경우 백발은 그대로 유치한 채 커트 머리부터 어깨 길이의 중·단발까지 다양하게 연출하며 남다른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사상 첫 여성 연방 의장인 옐런 의장은 파마를 하지 않은 짧은 백발 머리를 유지하며 수수하지만 강렬한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은발·백발 헤어스타일은 노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 패션 전문가는 “서구 사회도 그렇지만 한국 사회에서 백발은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라며 “특히 여성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런 백발 스타일이 여성의 카리스마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백발 스타일이 가꾸지 않는 순수함을 의미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머리 염색 등 꾸미지 않는 그러한 모습이다. 여기에 성공한 여성에게는 백발이 지적인 이미지도 제공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른 전문가는 “성공한 여성이 잔뜩 치장하면 더 없어 보이는 게 요즘 트렌드”라며 “백발은 억지로 꾸미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요즘 리더상이 바뀌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억지로 젊음을 꾸미지 않는 게 요즘의 리더상이다.

김문환 엠케이트렌드 대표는 “백발의 순수한 이미지가 성공한 여성과 결합하면서 이 같은 이미지가 연출되고 있다”며 “특히 성공한 사람에게 백발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발 여성 리더의 등장 자체가 화제가 되는 세상이지만 앞으로 5060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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