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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북치고 백승호 장구 친 리틀 태극전사, 아르헨도 넘고 가뿐하게 16강

코리안 메시 이승우, 메시 후배들 앞에서 40m 폭풍 드리블에 댄스 세리머니

백승호는 페널티킥 결승골…4강 신화 재현에 본격 시동

이승우(오른쪽)가 23일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이승우(오른쪽)가 23일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태용호의 ‘신 나는 축구’가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마저 넘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지는 ‘리틀 태극전사’들은 이로써 가볍게 16강에 진출,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 재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대1로 격파했다. 기니와의 1차전 3대0 승리에 이어 또다시 2골 이상을 넣으며 승리한 한국은 2전 전승을 기록, 최소 조 2위를 확보했다. 남은 잉글랜드와의 3차전 결과와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한 것이다. 한국축구가 U-20 월드컵에서 2연승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한 것은 1977년 첫 참가 이후 사상 최초다. 한국은 2013년 터키 대회에서는 8강에 올랐지만 2015년 뉴질랜드 대회 때는 본선을 밟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명성과 달리 2013년 본선 진출 실패, 2015년 조별리그 탈락 등으로 최근 U-20 월드컵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팀이다. 한국전에는 남미 예선 공동 득점왕(5골)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라싱클럽)가 잉글랜드와의 1차전에서 퇴장당해 나오지 못했다. 디에고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배출한 아르헨티나 U-20 대표팀이지만 올해 대회 선수 구성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을 정도다. 그렇다 해도 아르헨티나는 이 대회 6차례 정상에 오른 최다 우승팀이다.


잉글랜드전 0대3 패배로 코너에 몰린 아르헨티나는 초반부터 한국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짧은 패스와 개인기를 앞세워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아르헨티나의 개인기에 대비해 스리백(3-back) 수비를 기반으로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한국은 유기적인 협력수비로 상대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긴장감이 감돌던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꿔놓은 것은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였다. 역습 상황에서 중앙선 부근에서부터 40m ‘폭풍 드리블’을 선보인 이승우는 문전 부근에서 크게 접어 수비진을 모두 속인 뒤 유유히 왼발 슈팅을 날렸다. 달려들던 골키퍼를 넘긴 공은 골라인 안으로 포물선을 그렸다. 메시의 후배들 앞에서 ‘코리안 메시’의 매운맛을 톡톡히 뽐낸 것이다. 관중석 앞으로 달려간 이승우는 가벼운 춤동작을 선보이는 특유의 당당한 세리머니로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2년 전 U-17 칠레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을 놓치는 등 한 골도 넣지 못했던 이승우는 이번 대회에서는 기니전 선제골을 비롯해 2경기 2골을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아직 이르지만 득점왕도 도전해볼 만한 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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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이승우에 맞설 득점왕 경쟁자가 있다. 바르셀로나B(2군)의 백승호가 주인공. 후방에서 날아온 패스를 막내 조영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트래핑하는 과정에서 골키퍼와 충돌했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42분 키커로 나선 백승호는 방향을 완전히 속이며 완벽한 득점에 성공했다. 이승우-조영욱-백승호 공격 삼각편대가 2경기 연속 제 몫을 해낸 것이다. 이승우와 같이 백승호도 2경기 2골. 백승호는 경기 중 입은 경미한 부상으로 후반 28분 임민혁으로 교체됐다.

전반을 2대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초반 만회골을 내줬다. 후반 7분 한 번의 패스에 마르셀로 토레스에게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내주면서 2대1로 쫓겼다. 이후로도 아르헨티나의 거센 공격에 가슴 철렁한 순간을 몇 차례 내준 한국은 골키퍼 송범근의 빠른 판단과 슈퍼세이브 덕에 후반 추가시간 7분이 지날 때까지 끝내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체력이 소진된 탓인지 후반 중반 이후 노출한 수비 집중력 부족은 중대한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오는 26일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를 꺾었지만 이날 기니와의 2차전에서 자책골 탓에 1대1로 비겼다. 각 조 상위 두 팀과 3위 팀들 중 성적 상위 국가 네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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