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그룹사와 이뤄낸 융합기술 성과로는 제철 슬래그(slag)를 활용한 건설재료 개발이 대표적이다. 슬래그는 철강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암석 형태의 부산물로 현대건설은 현대제철과 함께 무(無)시멘트 결합재와 고내화·고단열 슬래그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연간 500만톤의 부산물 처리비용을 벌었고 현대건설은 물성 좋은 건설재료를 확보하게 됐다.
현대자동차와 연구한 ‘제철·자동차 부산물 도로포장 자원화 연구’도 비슷한 경우다. 현대건설은 자동차 폐차 시 발생하는 폐부품으로 중온(中溫) 아스팔트를, 제철과정의 부산물로 천연골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도로포장 공법을 개발했다.
또 현대제철과 ‘제철폐수 재이용’ 연구로 폐수를 정화해 재이용까지 하는 기술을 확보했고 당진 현대제철에 상용급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설 가동이 본격화되면 현대제철은 하루 1만5,000톤의 공정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용수 대체는 물론 인근 수원의 환경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서는 풍부한 사업 수행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빅오(Big-O)를 비롯해 한국관·주제관·국제관·현대차그룹관 등 8개 공사에 참여했다. 특히 해양한국의 비전을 제시한 한국관은 현대자동차에서 자동차용으로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를 건축물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최우수(그린1등급)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이 외에도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와 제2영동고속도로에 적용된 지능형교통시스템(ITS)과 초고층 건축물 적용을 앞두고 있는 현대제철의 신강종 개발, 국내 최초로 설치확인 1등급을 획득한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도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컨버전스 R&D의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