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38노스 “北 탄도미사일 발사 장소는 북창 아니라 연풍호 주변”

北 미사일발사장 전역으로 확대…“핵전 대비 미사일부대 훈련용”

북한의 미사일 발사 모습./연합뉴스북한의 미사일 발사 모습./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1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기습 발사한 장소는 평안남도에 있는 인공호수인 연풍호 주변이라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과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번 발사 장소는 평양 근처의 북창이 아니라 연풍호 근처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 발사 장소를 평안남도 북창 일대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행정구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38노스는 “북한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발사대 주변에 숲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있는데, 북창 일대에는 호수나 저수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연풍호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38노스는 “연풍호를 발사 장소로 선택한 것은 흥미롭다”면서 “북한이 전국 어디에서나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풍호는 평안남도 안주 시와 개천 시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로, 주변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2013년 과학자와 기술자를 위한 휴양소가 들어서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발사장이 전역으로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의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는 지난달 24일 내놓은 ‘북한 미사일 시험에 대한 이해’라는 보고서에서 김일성부터 김정은에 이르는 김일성 일가 3대 정권에서 미사일 발사 행태의 변화를 분석해 2014년 이래 발사 빈도가 급증했을 뿐 아니라 발사 장소가 북한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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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신형 미사일 개발용이 아니라 “핵전쟁 대비 미사일부대 훈련” 목적이라는 것이 센터의 분석이다.

이 연구소의 시 코튼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근 사거리 연장을 위해 개량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다수 발사한 것은 관련 미사일부대들의 훈련장에서 운용 시험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정권 출범 후 효율적인 핵억지력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온 만큼 “다음 단계는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것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전시에 미사일 발사 책임을 진 군부대의 훈련이 필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정치일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시험에 매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제프리 루이스 같은 전문가들도 이미 지난 3월 북한의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 일제 발사에 대해 새로운 미사일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군의 발진 기지인 일본 이와쿠니 미 해병기지를 가상 타격 목표로 삼은 핵 공격 모의 훈련이라고 분석했다.

CNS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984년 무수단리 인근에 북한 최초의 미사일 시험장인 동해위성발사장을 건립한 이래 김일성 정권 때 모두 15차례의 발사시험 중 14번을 이곳에서 실시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선 우주발사체용으로 동해발사장을 버리고 새로 건립한 서해발사장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일본 영토 상공을 날지 않도록 남쪽을 향해 발사할 수 있는 이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코튼은 북한이 신형 미사일 개발용 시험발사장을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원산으로 옮긴 이유에 대해 불명확하다면서, 다만 원산이 평양에 더 가깝고 김정은의 휴양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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