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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논란의 중심 문희준에게 권하는 '삼성 이재용 사과문'

메르스 공포가 한반도를 강타하던 당시 삼성 이재용의 사과문을 기억하는가. 비록 그것을 애당초 볼 일이 없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당시 메르스 확산의 책임을 인정한 삼성 측의 사과문은 현재까지 두고두고 ‘사과문의 정석’으로 회자되고 있다.

가수 문희준/사진=서경스타DB.가수 문희준/사진=서경스타DB.


당시 사과문에는 ‘사과의 주체와 잘못에 대한 구체화’, ‘정확한 피해자 언급 및 사죄표현’, ‘문제 해결 의지 표현 및 구체적인 개선책’ 등이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게 들어가 있었다.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 하지도 않았으며, 잘못을 인정하되 구차한 핑계로 치장하며 애써 포장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공식 SNS에 올라온 문희준의 사과문은 많은 이들에게 ‘속 빈 강정’이라는 소리를 듣는 등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해 삼성 측 사과문의 사례에 빗대어 본다면 이유가 더욱 명확해지지 않을까?

문희준은 사과문에 “사건의 대소, 사실 관계를 떠나 팬 여러분들이 그렇게 느끼셨다면 그건 분명히 저의 불찰이다”라며 미처 팬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자신을 책망했다. 하지만 ‘사건의 대소, 사실 관계를 떠나’라는 모호한 표현은 어떤 누군가에게는 자칫 스스로 “지금 내가 사과는 하고 있지만 억울하다”라는 이야기를 덧대어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게 할 수도 있다.


앞서 디시인사이드 H.O.T. 갤러리 측이 명백한 거짓말로 팬과 대중을 기만, 불성실한 콘서트 태도, 탈세의혹 등 총 다섯 가지의 사안을 들어가며 논리 정연하게 문희준 지지 철회를 선언한 만큼, 적어도 문희준의 사과문에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의 사과문에는 그 어디도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성’으로 읍소한 팬들에게 여전히 문희준은 ‘감성’으로만 호소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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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문희준 본인이 아닌 이상 그의 사과문이 진심이 아니라고 폄하하거나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언제나 그대만을 사랑하는 나니까/날 떠나가도 밉다 해도 괜찮아’라는 문희준의 ‘White Angels’라는 노래처럼, 빼놓지 않고 자신의 앨범에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노래하던 그였다. 그런 과정 속에서 ‘제 3자’는 쉽게 가늠치 못할 문희준과 팬들과의 끈끈함이 형성되었고, 이는 현재 보이콧을 선언한 팬들의 상실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스타의 결혼을 질투하는 마음에 보이콧까지 감행한다는 조롱 섞인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단순히 ‘질투’라는 카테고리에 그들을 행동을 묶어 버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둔 팬들은 문희준이라는 자신의 스타뿐만 아니라 그를 위해 마음을 쏟았던 자신의 20년이라는 시간도 한꺼번에 무의미한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희준을 지지철회한 팬들은 더욱 이성적이고 단호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희준은 그런 팬들에게 경계조차 흐릿한 것 같은 두루뭉술한 이야기로 일관해 아쉬움을 남겼다.

진정 그들의 마음을 미처 살피지 못한 것이 마음에 큰 짐처럼 남는다면, 문희준은 애먼 곳만 바라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팬들의 눈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그들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한 이후, 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무엇을 원했는지를 정확히 들여다 본 이후에 해명이 되었든 사과가 되었든 그에 맞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할 것이다.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겠다는 그의 약속은 먼저 이러한 태도가 선행된 이후에나 가능한 이야기들이 아닐까.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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