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그린빅뱅 해상풍력]세계는 지금 '바다 풍차전쟁'중

신재생에너지 투자액 56%

EU, 해상풍력발전에 투입

美는 9개 지역서 사업 진행

육상풍력 1위 中도 눈돌려



독일을 비롯한 국가들이 탈(脫)원전 혹은 탈석탄을 내건 후 유럽연합(EU)에서는 최근 ‘바다 풍차’ 시장을 놓고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유럽 10개국에 걸쳐 81개의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됐고 풍력 터빈만 3,589기에 달한다. 발전 설비용량은 1만2,631㎿다. 최근 폐로 논란이 일고 있는 월성 1호기(679㎿) 18개 분량이자 우리나라에 세워진 풍력발전 용량(35㎿)의 360배에 달한다.

EU의 각국은 해상풍력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해 EU에서 해상풍력발전에 투자된 금액만 226억유로다. 지난해 평균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29조원에 달한다. 이 중 새 해상풍력 단지를 짓기 위해 쓰인 돈은 182억유로다. 전체 신재생에너지 투자 중 절반이 해상풍력으로 몰렸다. 영국이 105억유로를 쏟아부어 2,595㎿의 해상풍력발전소를 세웠고 독일이 429억달러를 들여 1,235㎿ 용량의 발전소를 확충했다. 벨기에(23억유로), 덴마크(10억유로), 핀란드(1억2,000만유로) 등이 뒤를 이었다. 유럽풍력협회는 2020년이 되면 누적 해상풍력발전 설비용량이 지금의 두 배인 2만4,600㎿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EU에서는 풍력발전 설비용량이 석탄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윈드유럽(WindEurop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EU의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15만3,700㎿로 석탄발전(15만2,000㎿)을 제치고 가스발전(18만6,000㎿)에 이은 두 번째 ‘전원(電源)’으로 자리매김했다. EU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풍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10.4%에 달한다.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원전과 화력 대비 풍력발전 효율이 통상 28%가량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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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력 발전의 이점 탓에 풍력 분야에서 후발주자였던 미국도 최근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있다. 미국은 2016년 첫 풍력발전소를 상업운전했고 현재 9개 주에서 모두 4,900㎿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단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육상풍력 시장에서 전 세계 패권을 거머쥔 중국도 해상풍력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2015년 한 해 동안 중국이 건설한 해상풍력발전 단지는 360㎿다. 전년 대비 57% 증가한 수준이다. 2007년 첫 해상풍력발전 터빈 설치 이후 8년 만에 세계 4위 시장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0년 2,500㎿ 규모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계획했지만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다. 전체 설비 규모가 35㎿에 불과하고 시장이 작은 만큼 기술 격차도 EU보다 평균 1.4년이나 뒤처져 있는 형편이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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