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가 익숙한 김신의가 영화 배우에 도전장을 던졌다. 18일 개봉한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감독 안재석)에서 음악 감독이자 ‘영민’ 역을 맡은 김신의는 2005년 1집 앨범 [첫째 날, 빛]으로 데뷔한 4인조 록밴드 ‘몽니’의 보컬이다. 데뷔 직후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에서 ‘숨은 고수’로 선정됐고, 2009년 9월 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 ‘이달의 헬로루키’에 선정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뮤지컬 ‘락오브에이지’, ‘머더 발라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고래고래’ 등에 출연하며 파워풀한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음은 물론, 연기력도 인정받아 뮤지컬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마차타고 고래고래’는 ‘고래고래’라는 제목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고등학교 시절 밴드부 멤버였던 네 친구가 어린이 되어 밴드를 재결성한 후, 어린 시절 꿈꿨던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떠나는 청춘 버스킹 영화다. 김신의는 밴드 1번 국도 기타리스트이자 사랑을 꿈꾸는 ‘영민’ 역을 맡았다.
“저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저와 닮은 영민이란 친구, 영화 배우 데뷔 등 저에겐 모든 게 다 처음인 영화라 더욱 소중한 작품입니다. ”
김신의는 “꿈만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이뤄져 되게 꿈꾸는 것 같았어요.“란 첫 영화 작업에 대한 소감을 들려줬다.
“어떤 분들은 자신이 연기한 걸 커다란 스크린 화면으로 보면 어색하다고 말 하는데, 저는 너무 좋았어요. ‘잘했다’ 라고 제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어요. 찍기를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
영화 속 1번 국도의 여정은 실제 1번 국도가 시작하는 지점이자 극 중 주인공들의 고향인 전라남도 목포에서 시작되어 무안, 담양, 전주, 대전, 충주를 거쳐 경기도 가평의 자라섬까지 이어진다. 한 달에 걸쳐 목포에서 자라섬까지 걷는 약 600km의 여정을 러닝타임에 꽉 채워 담아낸 만큼 볼거리가 다채롭다. 또한 그는 영화와 뮤지컬을 위해 ‘고래고래’, ‘내 목소리를 기억해줘’ 를 작곡해 극의 완성도를 배가시키며 다재다능함을 자랑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음악’이 밴드 1번 국도의 다섯 번째 멤버이자 스토리텔러로서 영화 속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김신의 음악 감독의 영화에 대한 깊은 고민 덕분에 영화 속 모든 장면이 음악과 한데 어우러져 대사 하나, 노래 한 소절이 관객들 마음과 귓가에 강렬하게 남겨질 수 있도록 완성되었다.
음악감독 김신의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고래고래’ 이다. 1번 국도 멤버들이 여행의 목적지인 자라섬 페스티벌에 도착했을 때 빈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곡이다. 화려한 무대와 관객들의 함성 속에 무대에 선 밴드 1번 국도 멤버들의 매력이 듬뿍 담긴 곡이다.
“‘고래 고래’는 어린 시절 꿈이었던 뮤직페스티벌의 무대에 선 네 친구가 함께 열창하는 곡인데 30분만에 완성한 곡입니다. 몽니의 프로듀서(신승익)와 함께 작업실에서 맥주를 마시며 퀸(Queen)의 노래를 크게 들었어요.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가 영감을 줘 저절로 멜로디가 나오더라. 그렇게 곡을 써 내려갔고 이번 영화에 삽입하게 됐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음악 힐링 영화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꿈꾸는 것처럼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한 영화이다. 김신의는 “꼭 극장에서 보셨으면 한다”는 당부도 했다.
“그냥 음악만 듣는 것 보단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을 때 음악이 더 좋게 들려요. 극장에서 엄청 많은 채널 스피커로 듣는 음악영화랑 집에서 다운 받아서 보는 건 분명 달라요. 전 영화는 다운 받아서 보지 않아요. 서라운드 감동의 크기가 다르거든요. 저희 영화를 꼭 극장에서 보셨으면 해요.”
가수에서 배우로 도약중인 김신의는 2008년 ‘로키호러픽처쇼’ 리프라프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처음 발을 내딛었다. 밥 먹는 것은 물론 걸음걸이도 느린 그의 그는 절대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또한 일정한 연기 교육을 받기 보단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워나간 케이스라 연기 및 노래가 보다 자유롭다. 그는 뮤지컬 배우들이 공연을 앞두고 목을 푸는 걸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처음에 뮤지컬 배우들이 목 푸는 걸 보고 신기해했어요. 왜 저렇게 해야 하지? 란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지금은 저도 무대에 오르기 전 열심히 목을 풀어요. 오히려 다른 뮤지컬 배우들보다 더 풀 수도 있어요. 예전엔 아무것도 모르고 하다 보니 겁이 없었어요. 뮤지컬 바닥을 알고, 관객들도 다 알고 하니까 더 긴장하고 조심하게 되는 게 있어요.”
연기파 배우를 꿈꾸는 김신의의 롤 모델은 최민식이다. 2001년 영화 ‘파이란’을 보고 너무 좋아해서 핸드폰에 담고 보고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파이란’ 속 최민식 선배님의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영화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위대해 보였다. 인생 밑바닥까지 치는 양아치 인생에서 여자의 편지 하나로 변화되어 가는 장면, 그 편지를 보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부둣가의 장면 등이 보는 내내 황홀하다고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이렇게 캐릭터에 완전 빠져들어서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다, 그런 경지에 올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77년생인 김신의의 신체나이는 서른 둘이다. 윈드서핑을 취미로 즐기고 음악을 사랑해서일까. 그는 “종합검진에서 신체 나이가 서른 둘로 나왔더라. 아직은 청춘이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진짜 남자의 향기를 보여 줄 김신의의 2017년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뮤지션으로서 아우라, 로커로서 아우라가 있다고 말 해주세요. 진정한 남자의 향기는 40세부터 나온다고 하는데, 거기에 맞게 진짜 남자의 멋을 보여주고 싶어요. 아무래도 30대까진 남자들의 사고방식이 공격적이고 저돌적이라 사고를 많이 치고, 40대에 접어들면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진짜 남자의 향기를 밑거름 삼아 밴드 몽니의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올 가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뮤지컬 잘 준비해서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요. 마지막으론 ‘마차타고 고래고래’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2탄이 나왔으면 해요. 2탄을 찍게 되면 밴드 1번 멤버들이 후지 락 페스티벌 가는 이야기로 만들어졌으면 해요. 하하”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