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의학·과학 등 지식영역으로" 진화한 알파고의 더 큰 도전

난치병 치료법·에너지 절감 등

난제 해결 알고리즘 개발 박차

허사비스 "AI 최고수준 구현

새로운 진리 발견 돕게될 것"

챔피언 커제 울리고…알파고 “바둑 은퇴”

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커제 9단이 3전 전패가 확정된 순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커제 9단이 3전 전패가 확정된 순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간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 세계 챔피언 커제 9단을 꺾으며 ‘인간의 수’를 넘어섰다. 이번 대국을 끝으로 바둑 은퇴를 선언한 알파고는 신약 개발이나 자연과학 연구 등 사람의 두뇌에 의존하던 지식 영역으로의 새로운 항해에 나선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세계 바둑 행킹 1위 커제 9단과의 대국을 3대 0 완승으로 마무리한 알파고는 바둑계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27일 폐막 기자회견에서 “커제 9단과의 대국은 인공지능의 최고 수준을 체현함으로써 인류가 인공지능을 도구로 삼을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은 인류가 새로운 지식영역을 개척하고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고를 바둑에 특화된 인공지능이 아닌 과학·의학 등 범용 인공지능으로 확대·진화시키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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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거제 9단(왼쪽)이 돌을 놓고 있다./사진제공=구글27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거제 9단(왼쪽)이 돌을 놓고 있다./사진제공=구글


알파고가 도전할 다음 과제는 희귀난치병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나 에너지 소비 감축, 혁신적인 소재 개발 등 과거에 수많은 고급 인력을 투입해야 가능했던 분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허사비스 CEO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거나, 에너지 소비를 현저히 줄이거나, 새로운 혁신적인 소재를 발명하는 등 과학자들이 세계의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한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은 이미 자사 데이터센터에 알파고의 알고리즘을 적용해 냉난방을 제어함으로써 에너지 40%를 절약하고 있다. 또 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NHS)과 손잡고 AI로 환자의 치료와 진단 속도를 단축하는 기술도 시험 중이다.

인간과 AI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공존할 수 있을지도 이번 대국이 남긴 중요한 과제다. 26일 부대행사로 진행된 알파고와 인간바둑 기사의 2대2 페어대국은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반에 우세했던 ‘구리 9단·알파고’ 팀은 이후 찰떡궁합을 보인 ‘란샤오 8단·알파고’팀에게 패했다. 뜻깊은 승리를 거둔 란샤오 8단은 “알파고가 바둑에 불어넣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경기를 해설한 김성용 9단도 “이 경기는 의사들이 왓슨(의료 AI)의 처방전 제안을 수용하며 함께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것처럼 바둑에서도 인간 기사와 AI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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