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지수가 오를 때 2배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가 상승에도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로 ‘청개구리 투자’ 성향을 보인 개인투자자들이 대세 상승장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코스피 지수가 하반기까지 상승 추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자 마땅한 투자 종목을 찾지 못한 개인들이 고위험 상품인 레버리지 투자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개인이 사들인 레버리지 ETF의 규모가 561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온 지난 1~4월 월간 집계에서 모두 레버리지 ETF를 순매도하며 저조한 수익을 거뒀다. 지난 달에는 1,064억원이나 팔아치워 ‘개미 필패론’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이달 들어 상황은 완전히 뒤집혔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월간으로는 처음으로 레버리지 ETF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 지수가 오를 때 일반 ETF보다 두 배가량의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하락하면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지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코스피 지수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에 주로 투자했다. 지수가 고점을 넘어서면 다시 하락하는 박스권 장세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연일 코스피가 최고점을 돌파하면서 레버리지 상품에 투입되는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대형주의 가격이 비싸지고 추가 상승 업종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는 만큼 주요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ETF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한동안 레버리지 ETF 투자는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개선이 국내 경기 회복을 이끌면서 수출이 회복되고 제조업 성장세도 뚜렷해졌다”며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의 2,300대에서 2,500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ETF가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상품인 만큼 코스피 일시 조정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당장 이달 국내 수출 지표와 중국 제조업 지수 등의 성장세가 전달에 비해 둔화되면 상승 랠리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으로 미국·브라질의 대통령 탄핵이나 중국의 신용등급 강등 등 투자 심리에 파장을 일으킬 만한 변수가 있고 오는 6월에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영국·프랑스 총선 등 확인해야 할 이벤트가 많다”며 “한동안 낙관 심리가 강해지기 어렵기 때문에 6개월 이상의 중장기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추격 매수를 자제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