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합의 사실 없다"

지난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 폴라리스쉬핑이 필리핀 실종선원 가족과 보상 합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선원 가족들은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실종선원 가족은 한국인 선원 가족과 수색 상황을 문의하는 이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폴라리스쉬핑이 피해 가족들과 보상안에 합의했다고 밝힌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라 반박했다. 지난 15일 폴라리스쉬핑은 실종선원 22명 중 필리핀 선원 14명 전원, 한국인 선원 3명의 가족과 보상안에 합의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연합뉴스는 필리핀 선원 가족들 측이 “수색작업이 중단된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현지 선원 송출회사와 보상 합의와 관련해 듣거나 서명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보상과 관련해 어떤 문서에도 사인한 적이 없는데 보상합의가 끝났다고 보도됐다는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다른 실종선원 가족들에게도 물어보니 사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가족 대부분은 보상에 관심이 없으며 수색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현지 (선원송출) 사무실에 수색 재개를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사와의 보상 합의를 거부하며 수색 재개를 요청하고 있는 한국인 실종선원 가족들은 “선사가 필리핀 선원 가족들과 합의했다는 거짓말로 한국인 선원 가족에게 합의를 종용해 사고를 덮으려는 속셈”이라 비판했다.



폴라리스 쉬핑은 지난 26일 한국인 실종선원 8명 중 4명의 가족에게 8억~11억원을 지급한다고 합의를 했고, 이는 통상적인 선박 사고 보상금 지급액 중 역대 최고액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보냈다. 선사는 한국인 실종 선원 가족들과도 원만한 합의를 위해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현지 선원 송출회사와 PNI 클럽(선주상호책임보험조합) 등을 통해 필리핀 선원 가족들과 보상금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합의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선원을 고용한 폴라리스쉬핑은 현지 송출회사를 통해 선원 가족들과 개별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합의서가 없으면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