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70회 칸영화제] 정치 풍자 담은 블랙코미디, 황금종려상 품다

루벤 외스틀룬드 '더 스퀘어' 영예

다이앤 크루거 여우주연상 수상

니콜 키드먼은 70회 기념상 받아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스웨덴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PA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0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스웨덴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PA


70회 칸영화제는 정치적 풍자와 해학을 선택했다.

28일(현지 시간) 팔레 드 페스티발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정치적 풍자를 담은 블랙 코미디 ‘더 스퀘어’를 연출한 스웨덴 출신의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규범도 없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광장에서 설치 전시를 하게 된 한 박물관 큐레이터의 이야기를 담은 블랙 코미디로 정치적인 드라마를 아티스트의 개인사를 통해 인상적으로 극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을 포함한 심사위원단 9명은 ‘더 스퀘어’에 담긴 뛰어난 풍자와 해학을 높이 평가하며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은 “이 영화는 우리가 겪고 있고 살고 있는 바로 이 현실에 관해서 얘기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평단에서는 칸의 선택에 대해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전찬일 평론가는 “올해는 칸의 ‘단골 감독’ 대신 중견 감독을 초청했으며, 황금종려상도 기존의 경향과 새로운 흐름을 조화롭게 반영했다”며 “지난 2년간의 수상작인 ‘디판’과 ‘나 다니엘 브레이크’가 정치적 색깔이 짙었다면 ‘더 스퀘어’는 정치색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아티스트의 삶을 통해서 정치적 메시지를 승화시키는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심사위원 대상은 프랑스 출신 로뱅 캉피요 감독의 ‘120 비츠 퍼 미닛’에게 돌아갔다. 국제적인 에이즈 운동 단체 액트 업(ACT UP)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칸에서 공개된 이후 계속해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작품은 전날 국제비평가협회가 주는 상을 받기도 해 황금종려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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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칸영화제에는 여성 감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3명의 여성 감독 중 가와세 나오미 감독을 제외하고 소피아 코폴라·린 램지 감독 등 2명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은 ‘매혹당한 사람들’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특히 램지 감독은 2관왕을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그가 연출한 ‘유 아 네버 리얼리 히어’로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를 배출했으며,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 여우주연상은 ‘인 더 페이드’(감독 파티 아킨)에서 폭탄 테러로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을 섬세하게 연기한 다이앤 크루거가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러시아 안드레이 즈뱌긴체브 감독의 ‘러브리스’가 수상했다. 칸영화제 70회 기념상은 ‘매혹당한 사람들’ 등 올해 4편의 영화로 칸을 찾은 니콜 키드먼에게 돌아갔다.

한편 독일 출신의 거장 미하엘 하네케 감독이 황금종려상 3번째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았으나 결국 칸은 그를 빈손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칸은 하네케 감독을 빈손으로 돌려 보내지 않는다’는 속설도 깨졌다. 2009년과 2012년 ‘하얀 리본’과 ‘아무르’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거머쥔 그는 5년 만에 신작 ‘해피엔드’를 들고 칸을 찾았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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