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일로 예정된 영국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영국 여론조사기관인 ORB의 조사에 따르면 테러 직후인 지난 24~25일 집계한 보수당 지지율은 44%로, 노동당(38%)과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조기 총리로 승부수를 띄우려 한 보수당 내부에선 ‘흔들림이 감지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보수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이유는 영국 맨체스터 테러 사건으로 총선 이슈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서 ‘안보’로 바뀌었고 테러범 살만 아베디가 정보 당국의 레이더망 밖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여당 책임론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당인 노동당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2010~2016년 내무부 장관 재임 시절 경찰 인력을 2만명 가량 감축한 것이 이번 사건을 촉발했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지난 26일 연설에서 “다른 국가에서 영국 정부가 후원하거나 직접 참여해 벌인 전쟁이 국내의 테러 사건과 관련됐다는 것이 정보보안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맨체스터 테러와 별개로 ‘여우 사냥 금지 법안’ 폐지를 의회 표결에 부치겠다는 메이 총리의 발언은 보수당이 ‘부유층의 당’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며 반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최근 발표한 노인복지 개혁 공약은 부동산을 소유한 치매 환자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보수당의 주요 지지층인 노년층으로부터 반발을 산 것도 보수당의 총선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여전히 보수당의 승리를 점쳤다.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의 앤드루 론슬리 칼럼니스트는 “메이 총리가 여전히 승리 가도에 있으나 조기 총선을 선언할 때 기대한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