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7억여원을 건국대에 기부한 이순덕(사진)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0세.
29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지난 28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2005년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 후문 앞 4억원 상당의 건물을 건국대에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06년 북한의 동생들을 위해 남겨둔 예금 2억원을 또 학교에 기부했다. 2015년 건국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해 지금까지 건국대 학생들을 위해 기부한 액수만도 7억여원에 달한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이 할머니는 6·25전쟁 때 두 여동생과 이별한 뒤 건국대 인근인 당시 서울 모진동에 정착했다. 이 할머니는 통일되면 고향에 남겨둔 여동생을 만나겠다는 염원을 품고 삯바느질과 허드렛일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파킨슨병과 폐렴 등 지병으로 건강이 나빠지면서 이 할머니는 이산상봉의 꿈을 접고 돈을 학생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이 할머니는 건국대 인근의 건물과 예금을 비롯해 혼자 살던 집까지 자신의 마지막 유산을 모두 건대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국대는 할머니의 이름을 딴 ‘이순덕장학기금’을 운영해 매년 4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2006년에는 건국대 산학협동관 3층 강의실을 ‘이순덕 기념 강의실’로 이름 붙였다. 당시 현판식에서 이 할머니는 “학생들 덕분에 돈을 벌었으니 학생들에게 베풀고 가는 게 당연하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건국대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에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