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北 미사일도발 안멈추는데 우리만 대화 고집할건가

북한이 29일 새벽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아홉 번째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만도 세 번째다.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는 아니었지만 중 ·저강도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매주 반복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27일(현지시간) 주요7개국(G7)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추가 제재를 경고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하루 만에 미사일 발사로 응수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 기조가 ‘대화’로 확정된 가운데도 이어져 더욱 우려스럽다. 이번 도발로 북한은 한미는 물론 국제사회가 ‘대화 해결’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도발 중단의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북핵 제재국면을 주도해온 미국의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북한에 대한 제재 공조를 이끌어내는 등 의욕적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현상유지인 핵 동결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ICBM 개발까지 수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핵실험과 ICBM 발사가 아니면 대체로 묵인하는 기류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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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기류의 최대 피해자가 당사자인 우리나라라는 점이다. 우리 안보당국은 북한이 매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매번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말’뿐인 경고와 비핵화 촉구만 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이 같은 경고가 북한에 제대로 먹혀들기는 힘들다. 특히 새 정부는 출범 초부터 “보수정권 9년간 꽉 막힌 대화를 재개하겠다”면서 남북 정상회담 추진과 인도적 지원까지 결정한 상태다. 지금 당장 북의 도발을 억제할 분명한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대화 기조’는 공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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