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백브리핑] 은행서 호남 출신 OB눈여겨 보는 까닭은

‘꺼질 불도 다시 보자’. 요즘 은행 임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호남 출신 인사들이 핵심으로 포진해 은행권에서도 최근 퇴직한 광주·호남 출신 전직 임원(OB)들의 동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부 핵심 인사들의 배치를 보면 은행권에서도 광주·호남 등 특정 지역 인사들이 대거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실제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지주일수록 계열사 사장이나 임원 자리에 특정 지역 출신 OB들이 컴백할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더구나 새 정부 초기다 보니 이 같은 억측이 더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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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주 회장은 현 정부 핵심 인사와의 거리 두기에 애쓰고 있지만 다른 일부 인사들은 현 정부의 인맥임을 은연중에 내비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만나다 보면 호남 출신 전직 임원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거론된다”며 “혹시 윗선으로 컴백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인지”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이처럼 인사 풍향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여전히 이른바 정치금융의 그림자가 남아 있는 탓이라는 지적이다. 지배구조가 취약하다 보니 아직도 윗선이 낙하산으로 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데다 옅어졌다고는 하지만 임원들의 지역색 역시 아직은 암묵적으로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이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몇 년을 달려왔지만 아직도 호남 출신 전 인사가 직원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것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은행의 슬픈 자화상이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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