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이른바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기싸움을 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연합뉴스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진영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정치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른바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도 거침없는 태도로 민감한 현안들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 궁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부터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러시아 내 체첸공화국의 동성애 탄압 사건 등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사안들을 모두 언급했다. 특히 정상회담 후 푸틴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국영언론들이 지난 프랑스 대선에서 자신에게 반대하는 선전 기관같이 행동했다고 서슴없이 비판했다. 특히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시 즉각 대응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자칫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도 있었지만, 두 정상은 헤어질 때 포옹을 하고 미소와 함께 악수할 만큼 분위기는 좋았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이번 회담이 “굉장히 솔직한 대화”였다며 “의견충돌도 있었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 문제들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직설적이고 과감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5일 벨기에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때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서 이른바 ‘강렬한 악수’로 기선제압을 한 바 있다. 두 정상의 악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가락 관절 마디가 하얗게 변할 정도로 강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한 뒤 손을 놓으려 하자 마크롱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움켜쥐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28일 자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 인터뷰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푸틴 대통령 같은 지도자들은 “힘의 논리에 기초해있는데, 나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는 외교도 나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양자 대화에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그게 바로 존중받는 길”이라고 자신의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