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이 ‘비선진료 방조’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이영선(37) 전 청와대 경호관 재판에 증인 신분으로 나온다. 당초 불출석 의지를 밝혔지만, 법원의 강제구인 결정으로 소환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31일 오후 4시 이 전 경호관의 재판에 박 전 대통령을 출석시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법정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법원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가 강제구인 결정을 내리고 구인장을 발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운동치료사 등이 청와대에서 한 일이 ‘의료 행위’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청와대 내에서 이뤄진 비선진료에 관해 캐물을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인 증언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면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같은 날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이화여대 입시·학사 특혜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와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의 결심 공판을 연다. 특검팀은 최씨 혐의에 최종 의견을 밝힌 다음 형량을 제시하는 구형에 나선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여러 혐의로 각각 재판받는 최씨에게 구형이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최씨가 딸 정유라씨의 이대 입학을 위해 면접위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교수진에 학점 특혜를 청탁해 관련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본다. 반면 최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정씨가 사건에 개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동안 “검찰의 의혹 제기로 괴물이 됐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해왔다. 또 “학사 비리 업무방해에 유라는 전혀 책임이 없다”며 정씨를 감쌌다. 공교롭게도 이날 최씨의 딸이자 특혜 당사자로 지목된 정씨가 국내로 강제 송환돼 모녀가 한 명은 법정에, 한 명은 검찰에 나오는 상황이 펼쳐진다. 선고 공판은 2∼3주 뒤에 열릴 전망이다.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속행공판을 연다. 재판에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이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정유라씨 승마 훈련을 지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은 삼성의 지원이 정씨에게만 집중됐는지, 이 과정에 삼성 관계자 중 누가 개입했는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재판에 청와대 문체비서관실 김모 전 선임행정관 등을 불러 증언을 듣는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