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정기예금+α"라던 선물옵션 쪽박…분통 터진 60~80대 투자자

미래에셋대우 등 판매 옵션상품 400억 이상 손실

"추후 손실땐 책임" 해지 만류…불완전판매 논란

미래에셋측 "충분히 설명" 해명…법정 소송갈 듯





미래에셋대우(006800) 등이 소개· 판매한 선물옵션 상품이 4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내며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달 초 미래에셋대우증과 거래하던 유로에셋투자자문이 옵션투자 전략실패로 큰 손실을 냈고 일부 지점에서 대부분의 판매가 이뤄지며 불완전판매 등의 여부에 따라 손실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파생상품 전략 실패로 투자자문사가 폐업 위기에 처한 데 이어 증권사 지점이 전체 손실의 대부분을 입은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증권사의 영업 리스크 관리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자체 조사를 실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G WM센터는 유로에셋투자자문 옵션상품으로 인해 약 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지점에 근무하고 있는 프라이빗뱅커(PB) A씨의 고객 중 42명이 옵션상품으로 약 30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손실률은 적게는 -60%에서 많게는 -80%까지 평균 -70%대에 달한다.

유로에셋투자자문은 지난 8일 코스피지수가 전날 대비 이달 초 51.52포인트(2.3%) 상승하며 옵션 전략 실패로 손실이 발생했다. 콜옵션 합성 포지션 전략을 취했던 이 상품은 헤징을 통해 위험 변동성에 대비를 하지 못했다. 특히 3%대의 손실이 날 경우 옵션 전략의 특성상 무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정리매매를 했어야 하지만 타이밍을 놓쳐 손실폭은 더욱 커졌다.

미래에셋투자가 투자 피해자에 보낸 문자 메시지미래에셋투자가 투자 피해자에 보낸 문자 메시지



유로에셋투자자문은 2015년 10월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100억원의 손실을 냈다. 당시에도 A씨는 “헤징 시점에 대한 미련과 그동안 매월 달성한 수익으로 인한 자신감 등으로 헤징을 하다 멈춰 손실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법적 소송을 진행했고 아직도 사건이 진행 중이다. 또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본사 상품운용팀을 투입해 해당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나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미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소송이 진행 중인 상품을 2년 동안 계속 팔았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특히 미래에셋대우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은 불완전판매 여부다. A씨를 비롯해 G지점 PB들은 이 상품을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자산으로 ‘정기예금+α’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다고 투자자들은 주장했다. 2015년 손실로 인해 고객의 대다수가 환매를 요구했으나 A씨와 센터장 등은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추후 손실이 다시 발생할 경우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까지 작성하며 해지를 만류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 B씨는 “CMA에 자금을 넣어놨는데 정기예금보다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수차례 상품을 권유했고 이 상품이 선물옵션으로 운용되는지를 이번에 손실을 입고 나서야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고객들이 60~80대 투자자로 노후자금의 투자상품으로 파생상품을 권유했다는 점 또한 비상식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 대부분이 A씨와 10년 이상 거래한 고객들로 상품설명서도 없이 가입을 권유했음에도 믿고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나이 든 투자자들에게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추천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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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측은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했을 뿐만 아니라 판매 중개인 역할만 담당했기 때문에 손실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과거 투자성향 진단 결과 파생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상품에 대한 설명도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에셋대우의 자체 조사에 이어 금융감독원도 이르면 이번주 중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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