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스톡인사이드] '필라이트' 완판 행진…축배 든 하이트진로

첫 발포주 20일간 144만캔 팔려

274억 적자 → 276억 수익 반전

주가 한달새 15% 가까이 올라

기관·외인도 연일 순매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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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국내 최초 발포주 ‘필라이트(FiLite)’로 반전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음식료 업종의 신제품 효과가 실적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증권사들은 지난 1·4분기 27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필라이트로 그동안의 부진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필라이트는 기존 맥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 20일 만에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 필라이트의 히트는 주식시장에도 반영,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도 한 달 만에 15% 가까이 상승했다. 증권가는 어닝쇼크의 충격은 1·4분기에서 끝날 것이라며 하이트진로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30일 증권사들과 관련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말 국내에서 최초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의 초기 물량 6만 상자가 20일 만에 완판되며 조기 매진됐다. 1상자에 24캔이 들어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총 144만캔이 판매된 셈이다. 필라이트는 전통 맥주와 달리 맥아 함량이 10%로 낮아 맥주가 아닌 ‘기타 주류’로 분류, 기존 맥주(72%)보다 낮은 30%의 주세율을 적용받아 1캔의 가격이 일반 맥주보다 약 40% 저렴한 800원으로 책정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명 ‘가성비 갑’ 맥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필라이트 판매처를 묻는 글과 필라이트를 구매했음을 자랑하는 인증샷이 앞다퉈 게재되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1990년대에 발포주가 출시됐는데 현재 발포주와 제3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저가형 소비패턴의 확산과 맞물려 일어난 변화로 국내에서 하이트진로가 이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이 충분히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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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를 통해 기존 맥주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증권(016610)에 따르면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2년 44.0%에서 지난해 31.6%까지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56.0%에서 68.4%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은 가동률에도 영향을 미쳐 2011년 61.4%였던 하이트진로의 맥주 공장 가동률은 이듬해 59.2%로 하락한 뒤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44.2%까지 추락했다. 같은 기간 소주 공장 가동률이 51.2%에서 64.0%로 상승한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과 후년에는 저가 신제품 맥주의 본격적인 판매량 증가로 가동률이 각각 52.1%와 53.6%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긍정적인 전망에 실적도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 2·4분기 매출액·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5,005억원과 276억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각각 0.2%와 16.6% 올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롯데칠성(005300)의 매출액·영업이익이 각각 -0.4%, -1.8% 조정된 것과 비교할 때 눈에 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필라이트의 흥행이 지속되면서 연간 5%에 육박하는 맥주 매출액 감소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 달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라거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의 출시를 앞두고 광고선전비 증가가 아닌 신제품을 통한 대응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4일을 제외하고 연일 하이트진로를 순매수하고 있으며 외국인도 154만여주를 순매수하는 등 매수세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지난달 말 2만900원에 마감했던 주가는 이날 2만3,900원에 마감하며 14.35% 상승했다. 최근 한 달간 동부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3만1,000원과 3만원으로, 삼성증권(016360)은 2만7,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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