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라고 속여 수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국제금융기구 임원으로 사칭해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문모(78)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박모(46·여)씨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를 사칭한 문씨 일당은 지난해 11월 피해자 A씨에게 접근해 “5억원을 빌려주면 본부에서 면책수표를 발행한 뒤 현금으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올해 1월까지 총 4억 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채권, 수표, 달러, 5만원권 지폐 등이 1ｔ 트럭에 실려 지리산에 보관돼 있다”며 “이를 인수할 5억원을 빌려주면 차량을 경기도 오산의 본부 벙커로 가져간 후 수표를 최대 200억원어치 발행해주겠다”고 A씨를 속였다. 이들이 말한 트럭은 애초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A씨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을 국제금융기구의 금융팀장, 비서실장, 상시 인출 가능권자, 청와대와 연락하는 실장 등 가짜 신분을 만드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해외로 달아난 공범 김모(58)씨를 지명수배해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기간에 큰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황당한 사기수법”이라며 “이런 말에 현혹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