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통계 오류에 성희롱까지…흔들리는 중앙은행

중앙銀 위상 흠집에 분위기 뒤숭숭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서울경제DB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서울경제DB


한국은행의 팀장급 간부 두 명이 부하직원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올 초 한은의 가계대출 통계에 두 차례나 오류가 난 데 이어 직장 내 성희롱 문제까지 재차 불거지면서 중앙은행의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4월14일부터 해당 성희롱 사건을 조사해왔고 가해자로 지목된 팀장급 직원 두 명에 대해 각각 3건, 1건의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결정했다. 한은은 장병화 부총재 주재로 경영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심의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성희롱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안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고 내용이 심각하다면 정말 심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평판에 정말 안 좋다”면서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다시 평판을 회복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2년 전에도 직장 내 성희롱 문제로 물의를 빚었다. 한은 노조 관계자는 “한은 내부에서 성희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가해자 중심으로 유야무야되다 보니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정당한 절차에 따라 강한 징계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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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이 흔들리고 있는 사례는 비단 성희롱에 그치지 않는다. 한은은 올 초 민감한 가계대출 통계에 오류를 내면서 국내 최고 경제통계 작성기관으로서의 공신력에도 스스로 흠집을 냈다. 3월 한은의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통계, 4월에는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통계에서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3월에 통계 오류가 발견됐을 때 한은은 금융통계팀장 직위 해제를 필두로 담당자들을 엄중 징계했지만 그 다음달 비슷한 실수가 또 일어났다.

위상에 흠집을 내는 일이 이어지자 한은의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연차가 낮은 한은의 한 직원은 “중앙은행은 국민의 신뢰가 생명인데 직장 내 문제가 부각되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거듭된 잡음에 이 총재는 “재발 방지와 직원들에 대한 경각심 고취를 유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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