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오리지널보다 나은 한미약품 복제약

바이엘 '넥사바' 효능 개량해

특허 만료 상관없이 판매 가능

개량 복제약 시장서 승승장구



신약 개발에 주력해온 한미약품이 개량 복제약(제네릭) 시장에서도 잇따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오리지널 제품의 효능을 개선한 복제약 개발에 속속 성공하면서 국산 복제약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허법원은 최근 한미약품과 바이엘의 ‘넥사바’ 특허소송에서 한미약품의 손을 들어줬다. 이 제품은 지난해에만 220억원이 판매된 간암 치료제다. 한미약품은 이번 판결로 오는 2020년 특허가 만료되는 ‘넥사바’의 제네릭 제품을 바로 출시할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이 지난 4월 초 출시한 과민성방광질환 치료제 ‘베시금’도 기술력이 빛을 발한 복제약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베시케어’의 주성분인 솔리페나신숙신산염을 타르타르산염으로 변경해 개량 신약에 준하는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덕분에 특허가 만료되는 7월보다 3개월 앞서 복제약을 출시하고 시장 주도권을 선점했다.


또 지난해 2월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복제약으로 선보인 ‘한미플루’는 국산 복제약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에는 타미플루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탓에 독감이 유행할 때마다 공급 대란을 겪었지만 한미플루는 효능이 개선된 것은 물론 가격도 25%가량 저렴해 연간 15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독감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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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한미약품이 개량 복제약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임성기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일반 복제약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개량 복제약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 임 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개량 복제약 시제품을 개발하고도 시장성이 없어 사장된 제품이 적지 않다”며 “그럼에도 개량 복제약은 일반 복제약보다 제품 경쟁력도 높고 특허 이슈 없이 조기에 출시할 수 있어 시장 선점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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