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화백의 딸 김정희(63)씨 측 대리인단은 1일 서울중앙지검 사건과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재정신청은 검찰에 낸 고소·고발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결과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을 구하는 제도다. 법원은 검찰에서 신청서를 넘겨받아 기소 필요성 여부를 가린다.
유족 측이 제기한 재정신청 대상은 미인도의 위작 여부가 아닌 미인도 사건 전말에 대한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의 허위 공문서 작성, 천 화백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다. 또 유족 측은 피의자들의 변명에 의존한 봐주기 수사로 검찰이 기소독점주의를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수사 결과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결론 내리고,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관련자 5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다만 미술관 전 학예실장 정모씨에 대해서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족 측은 검찰 수사 결과에 불복, 항고했으나 지난주 기각됐다.
유족 측은 이와 별도로 미인도를 공개 전시한 국립현대미술과 관계자를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다음 주에 고소하는 한편 미인도에서 천 화백의 성명을 삭제하라는 가처분 신청 및 민사소송도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