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호주 부동산 17개월 만에 '풀썩' 거품 꺼지나

전월비 1.1% 떨어지며 하락세로

외국인 주택구입 억제 움직임에

부동산시장 빠르게 냉각 우려도



천정부지로 치솟던 호주 집값이 17개월 만에 하락하며 부동산시장에 심상치 않은 찬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거품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대출규제까지 이어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역신장 우려에 직면한 호주 경제가 부동산발 재앙에 직면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 집값은 전월 대비 1.1% 하락하며 1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집값 하락을 주도한 것은 시드니와 멜버른 등 주요 도시로 양대 도시의 집값은 5월 한 달 동안 각각 1.3%, 1.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가 포함된 뉴사우스웨일스(NSW)주가 외국인 주택 구입을 억제하려는 규제 조치에 나서면서 부동산시장 냉각이 급진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NSW주는 이날 외국인 주택 구매자에게 부과하는 특별부가세를 현재 4%에서 다음달 1일부터 8%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2대 도시 멜버른이 포함된 빅토리아주의 조치와 유사한 내용으로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발 부동산 거품이 호주인들을 시장에서 밀어내며 경제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 속에 나온 것이다. 호주 금융당국도 최근 대출금리를 인상하며 부동산 ‘거품 죽이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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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부동산시장 폭락을 우려해 펀드를 정리하는 자산운용사까지 등장했다. 호주 알타이어 애셋매니지먼트는 최근 수억호주달러 상당의 주식 펀드를 정리해 고객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부동산시장의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며 재앙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고객 이익을 고려해 환매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들도 사실상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호주 언론들은 전했다.

영국중앙은행(BOE) 통화정책위원을 지냈던 윌리엄 뷰이터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호주 부동산은 상당한 버블 상태”라며 “당장 ‘가격 연착륙’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경기 둔화가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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