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이슈

[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증권업계 비정규직 많은 이유는

1분기 기준 53개 증권사 비정규직 전체의 22%

“증권사 비정규직 평균 연봉 정규직 2배 넘어”

삼성증권 비정규직 비중 전체 0.64%

콜센터·단순 사무업무 담당 직원 비정규직 많아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기조에 따라 업계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계획을 내놓고 있는데요. 어떤 기업이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끌어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히 난감해하는 업계가 있습니다. 바로 증권업계인데요. 증권사들은 스스로 원해서 고연봉 계약직으로 일하는 직원의 비율이 많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증권업계의 비정규직 고용 현황은 어떤지,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지 금융증권부 김성훈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증권업계의 비정규직 비율이 상당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기조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금융감독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53개 증권사의 비정규직 직원 수는 7,294명으로 전체 임직원 3만 2,934명의 약 22%에 달했습니다.

국내 전체 임금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14.9%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중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으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직원이 전체의 68%에 달했습니다.

직원 수로 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비정규직은 1,019명으로 정규직 직원 473명의 2배가 넘습니다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도 비정규직 비중이 30%가 넘었고 한국투자증권이 25%, KB증권·대신증권·NH투자증권 등도 20%가 넘는 직원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이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며 비정규직 제로를 외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유독 증권업계가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증권사들은 경력과 성과가 중요한 업무의 특성상 비정규직 직원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의 비정규 계약직은 제조업의 비정규직과는 다른 개념”이라며 “증권사 비정규직 대부분은 평균 연봉이 정규직의 2배를 넘는 전문 계약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정규직은 저임금과 고용 불안정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증권업계의 경우 비정규직의 임금이 오히려 높은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계약직 비율이 가장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1인당 평균 연봉이 5,139만원으로 비정규직이 가장 낮은 삼성증권보다 2,300만원 가량 많았습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인센티브 체계가 잘 잡혀있어 자발적 계약직들이 많다”며 “비정규직이라 해도 약자라고 보기 힘들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업이나 기업금융 등 자신만의 강점을 가진 증권맨들의 경우 오히려 성과급이 많이 지급되는 비정규 계약직을 선호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증권사들의 근속 년수는 은행권에 비해 짧은 편인데,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몸값을 키워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정규직 확대 방안에는 공감하지만 각 업계에 적합한 정책 조율도 필요하다“며 ”조율 없이 정규직 전환을 밀어붙일 경우 되려 신규채용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증권사 특성상 단순히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의 문제보다는 고용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앵커]

증권사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모든 증권사의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것인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NH투자증권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참해 비정규직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는 이미 비정규직 비중이 전체의 0.64%로 상당히 낮습니다.

직원 수로 보면 14명의 직원이 비정규직인데, 이 중 9명은 해외 현지 인력입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비정규직 감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덕분”이라며 “전문인력도 성과급 등을 고려한 별도의 연봉 계약을 체결을 통해 정규직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증권사들이 비정규직을 줄일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군요. 증권사 비정규직 비중이 줄어들 다른 여지는 없나요?

[기자]

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단기 비정규직 비중을 늘려 비용 절감과 해고 등 고용 유연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콜센터 직원이나 단순 사무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비정규직 비율이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고연봉 계약직으로 있는 전문가 중에서도 정규직 전환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증권업의 경우 개인의 역량 외에 외부적 요인에 의해 성과가 결정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분기 성과가 좋지 않거나 나이가 많은 직원은 차라리 정규직 전환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증권사들의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이유에 대해 금융증권부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김성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