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험사들이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정책에 발맞춰, 보험료가 일반 차보다 4~10%가량 저렴한 전기차 전용 보험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고가인 전기차가 보험료는 더 저렴하다고 하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보험료는 사고율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해지는데, 이제 겨우 전국에 1만대를 넘어선 전기차는 사고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라고 해서 딱히 사고예방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을 해도 될지 보험사마다 판단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기아자동차 쏘울 가솔린 모델의 판매가격은 2,000만원 초반대, 전기차 모델은 4,000만원 초반대입니다.
차량 가격이 비싸면 수리비가 많이 들어 보험료도 더 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전기차 전용 보험은 일반차보다 오히려 보험료가 저렴합니다.
만 48세 남성 기준, 3년 무사고, 부부한정특약 조건 등으로 가입할 경우 쏘울 일반차의 보험료는 70만원을 넘어서지만, 전기차는 60만원대로 낮습니다.
보험상품을 내놓기 전에 각 보험사는 통계를 바탕으로 요율을 산출합니다.
전기차의 보험료가 적게 책정된 것은 보급 초기 단계로 사고 사례가 많지 않아 일반 차보다 손해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대 수는 1만4,000대를 밑돌아 전체 차량 중 1%에도 못미쳤습니다.
통상 모집단이 적으면 통계의 신뢰도는 떨어지고, 보험사 입장에서는 해당 상품의 손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워집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제주지역은 전기차 사고율이 17.6%로 일반차량 15.4%보다 높다는 반대의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단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2위권 손보사들은 새로운 전기차 보험시장 선점을 위해 전용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반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현재 수준의 데이터 양으로 사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해 당분간 개인용 전기차 보험엔 진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법인 전기차는 구청의 주차 단속용 차량 등 주로 시내에서 안전 운행돼 사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이번 달부터 업무용 전기차 보험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