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0년6개월만에 최고] 부동자금 쏠림에 전세 세입자 매수 전환

강동 둔촌·강남 개포 재건축 상승 주도

서울 공급부족 해소 없인

당분간 상승 지속 불가피

文정부 규제 강도가 변수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의 무서운 상승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의 주택시장 쏠림현상에 더해 일부 전세 세입자들의 매수세 전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서울 지역의 공급부족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최근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평가와 규제 강도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6월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45% 올라 최근 8개월 사이 최고치였던 지난주 상승률 0.30%를 가볍게 돌파했고 전년도 주간 상승률 최고치 역시 넘어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서울 아파트시장의 과열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부양 기대감에 따른 심리적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도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강남 지역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울의 타 지역도 그 영향으로 연쇄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선 전후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를 보면 선거 전인 4월에는 0.03~0.06%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선거 직후인 5월12일에는 0.15%로 확 뛰어올랐다. 그리고 매주 상승폭을 넓히며 두 달도 안 돼 상승률이 10배 이상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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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강동(1.39%) △강남(0.71%) △서초(0.66%) △송파(0.52%) 등 소위 ‘강남 4구’가 주간 상승률 상위에 랭크되며 투자 열기가 뜨겁다. 강동구 둔촌주공, 강남구 개포주공 등 서울 재건축 아파트를 대표하는 단지들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고 일반 아파트도 실수요가 늘어나며 매매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지역에서 매수자의 문의가 부쩍 늘었지만 매도인들은 향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매도호가를 높이며 거래를 미루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기본적으로 서울 주택시장은 공급이 부족한 상태인데다 시중 부동자금이 유입되고 일부 전세 세입자들이 추격매수로 돌아서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강동구 둔촌주공·고덕주공 등의 이주수요까지 더해지며 전세난이 심화되고 한번 더 집값을 밀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살아나면 적용 예외 단지와 기존 새 아파트 위주로 추가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따라 시장이 식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함 센터장은 “문재인 정부가 시장 안정성을 위한 ‘규제’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시장의 과열 양상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도 “이번주 0.45% 상승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20% 수준인데 이는 198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의 과열 수준”이라며 “당분간 오르더라도 새 정부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금리 인상, 입주물량 폭탄 등이 현실화되는 하반기에는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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