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예능드라마 ‘최고의 한방’(연출 유호진 라준모(차태현), 극본 이영철 이미림)이 2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다.
‘최고의 한방’은 죽은 줄 알았던 과거의 톱스타가 살아 돌아오면서 펼쳐지는 예능드라마로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먹고 사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 시대 20대들의 청춘 소란극. 예능드라마 ‘프로듀사’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몬스터 유니온의 서수민 PD와 초록뱀 미디어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이날 첫 회는 유현재(윤시윤 분)가 1993년에서 2017년으로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23세의 이지훈(김민재 분)은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 가수 J2의 유현재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공무원 준비생이지만 사실 아이돌 가수를 꿈꾸고 있었던 것. 게다가 유현재는 2017년의 청춘들과는 달리 어린 나이에 돈과 명예를 모두 가졌다.
하지만 정작 유현재는 홍보희(윤손하 분)와의 열애설을 포함해 총 4번의 열애설과 그룹 해체까지 겪고 갖은 루머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유현재는 실종됐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현재는 사실 24년 후인 2017년으로 타임슬립한 상태.
청순 여가수 홍보희는 1993년 유현재의 매니저였던 이광재(차태현 분)의 도움으로 라디오에 복귀했지만 부족한 상식이 들통 나면서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홍보희는 유현재를 동경한 이지훈의 엄마이기도 했다. 이광재는 홍보희를 여전히 짝사랑했다.
이지훈은 자신을 데뷔조에서 탈락시킨 ‘서울대 모범생’이라는 이미지에서 탈출하고자 클럽으로 향했다. 무아지경으로 춤추던 중 그는 실수로 두 여성의 가슴에 손이 닿았고, 치한이라는 오해를 받아 경찰서행이 됐다. 그 곳에서 이지훈은 최우승(이세영 분)과 마주쳤다.
이지훈이 넘긴 수강증으로 공무원 학원에 다니던 최우승은 그간 자신을 뒷바라지한 남자친구 윤기(이광수 분)를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다. 윤기네에 도착한 택배 상자인 척 안에 들어있던 최우승은 윤기와 자신의 친구가 바람피는 현장을 목격하고 말았다. 움직이는 상자에 놀라 윤기는 경찰에 신고했고, 최우승은 경찰서에서 진술을 하게 됐다.
그리고 화면은 다시 1993년으로 돌아가 유현재가 실종되던 날의 상황을 그렸다. 소속사 건물의 계단에서 미끄러지며 내려오던 그는 훌쩍 2017년으로 이동했고, 아들 이지훈과 최우승 앞에 떨어졌다. 이지훈의 “이게 나와 아빠의 첫 만남이었다”는 말은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인연을 암시했다.
‘최고의 한방’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1박 2일-시즌 3’를 이끌었던 유호진 PD와 배우 차태현이 라준모라는 예명으로 공동 연출을 맡아 ‘예능 드라마’에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 직접 드라마 PD로 나서는 게 처음인 두 사람은 예능과 드라마 영역에서 체득한 노하우로 손색없는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예능적인 웃음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는 드라마다. ‘가요톱10’, 서태지와 아이들, 임진모 등 1993년 그 시대를 패러디한 장면부터 고창석, 김숙, 쇼리, 박혁권, 최화정, 김준호, 김대희, 이광수 등의 특급 카메오 출연까지 ‘깨알재미’가 쉼 없이 펼쳐졌다. 빠른 호흡으로 장면을 이끌어가는 대본과 연출의 센스가 탁월했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줄기를 놓지 않았다.
틈틈이 이어지는 코믹 요소에 극이 다소 산만해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능숙한 연기가 몰입도를 잃지 않게 만들었다. 단발성의 콩트와는 또 다르게 긴 호흡을 안고 가는 기술이 돋보인다. 윤시윤, 김민재, 이세영, 동현배부터 차태현, 윤손하, 이덕화, 홍경민까지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었고, 조화롭게 어울렸다.
앞으로 23세 동갑내기인 현재-우승-지훈-드릴은 지훈의 옥탑방에 모여 살면서 앙숙케미 속 청춘의 자화상을 그린다. 1993년의 현재가 2017년의 우승, 지훈, 드릴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전할 위로와 조언은 어떻게 그려질까. 기성세대와 지금세대의 소통까지 아우르는 ‘최고의 한방’은 청춘들을 대변함은 물론,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한편 ‘최고의 한방’은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