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5년 전에 스마트폰과 클라우드를 만들고 싶다던 학생들이 이제는 데이터 과학과 인공지능(AI), 딥러닝을 공부하겠다고 합니다.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AI와 딥러닝을 연구하겠다는 것은 이미 AI 시대가 열렸다는 반증입니다.”
마크 해밀턴(사진) 엔비디아 솔루션 아키텍처 및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기자와 만나 ‘AI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 데이터의 90%는 딥러닝에 사용되고 있다”며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소비자 데이터와 기업의 보안을 위한 비디오 빅데이터, 의료영상 등이 포함돼 있는데 조만간 AI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가 AI 시대의 IBM이자 애플이 되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PC를 정의한 회사는 IBM, 스마트폰을 규정한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곳은 애플이었다”며 “엔비디아가 개발한 DGX를 딥러닝 컴퓨터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엔비디아의 딥러닝 컴퓨터 DGX가 구글의 알파고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해밀턴 부사장은 “DGX가 알파고 마스터(TPU)보다 5배 이상 뛰어난 컴퓨팅 성능을 낸다”며 “구글의 TPU도 우수하지만, 엔비디아 볼타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볼타는 엔비디아가 지난달 10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처음 선보인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다.
그는 “TPU는 1개에 45테라플롭스짜리 칩 4개를 이용해 180테라플롭스의 성능을 내는 반면, 신형 DGX-1은 1개에 120테라플롭스인 볼타를 8개 장착해 총 960테라플롭스의 성능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DGX-1’은 제품 1개가 CPU 800개의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그는 또 “TPU는 딥러닝의 두 단계인 훈련과 추론 중 추론만 가능하다”며 “여전히 GPU가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TPU와 엔비디아가 주력하는 GPU가 직접적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엔비디아가 가진 기술력을 앞세운 것이다.
한편 한국의 AI 열기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해밀턴 부사장은 “엔비디아의 슬로건이 누구나 AI를 이용할 수 있는 ‘AI의 민주화’”라고 소개하고 “한국 기업들은 AI 개발에 한발 앞서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