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담하지 않은 제이슨 더프너(40·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재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더프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GC(파72·7,392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리키 파울러(미국)와 아니르반 라히리(인도·이상 10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린 더프너는 155만6,000달러(약 17억4,000만원)의 상금을 자신의 계좌에 챙겼다. 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커리어빌더 챌린지 제패에 이은 개인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다.
더프너는 전날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1·2라운드에서 연속으로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러 대회 36홀 최소타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선두를 달렸지만 3라운드에서는 5오버파 77타를 적어내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선두에 4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더프너는 전반에는 버디 3개를 보기 3개와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뽑아내면서 대반전을 이뤘다. 10번(파4)과 15번홀(파4)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1m 정도 거리였을 만큼 아이언 샷이 좋았다. 마지막 18번홀(파)에서는 티샷을 러프로 보낸 탓에 3타 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지만 9m 넘는 장거리 파 퍼트를 홀에 떨궈 경기를 마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막판 악천후로 경기가 두 차례 중단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한 그는 여유 있게 마지막 조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뒤 대회 주최자인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로부터 우승컵을 받아 들었다. AP통신에 따르면 PGA 투어 대회에서 셋째 날 77타를 치고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지난 1989년 마스터스 때의 닉 팔도(영국) 이후 더프너가 처음이다.
2013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더프너는 경기 후 “3라운드를 망친 뒤 화나거나 실망한 상태로 코스를 떠나지 않은 게 중요했다”면서 “마지막 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마음을 먹었고 최종라운드에서 내게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일을 코스에서 해내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파울러는 한때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지만 14번(파4)과 18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더프너와 멀어졌고 라히리는 7타나 줄이면서 공동 27위에서 공동 2위까지 솟구쳤다. 재미교포 제임스 한(36)은 공동 6위(8언더파)에 올랐고 안병훈(26·CJ대한통운)은 공동 25위(2언더파), 최경주(47·SK텔레콤)는 공동 67위(8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