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치킨 프랜차이즈 '날개 없는 추락'

호식이 오너 성추행 의혹에

값 인상·소송전 구설 겹쳐

소비자 신뢰 상실에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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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혐의가 알려지면서 해당 업체뿐 아니라 치킨업계 전체 이미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격 인상·본사 폭리 의혹·해외 사업 적자 행진·상호 소송전 등 가뜩이나 잇따른 비판 여론에 오너의 추문 사실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치킨업계는 지난 3일 최 회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이 조사 중인 사건이 호식이두마리치킨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에 서울 강남구청 인근에 330억원을 들여 대형 빌딩을 매입, ‘닭 팔아 빌딩 산 호식이’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앞서 그는 지난 2012년에도 매출 장부를 조작해 80억원 상당의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탈루한 혐의로 대구지방국세청으로부터 고발되기도 했다.

치킨 업계는 이번 사건이 업계 전반에 대한 비난 여론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최근 가맹점에 돌아갈 이익까지 본사가 독차지한다는 지적을 받고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해 뭇매를 맞았는데, 오너의 부도덕한 행실까지 알려지면서 치킨 업체들 대다수가 그야말로 ‘갑질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치킨업체들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은 처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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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의 이익을 위한다’며 지난 5월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린 BBQ는 1마리당 500원을 본사 광고비로 책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달 말과 연내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업계 1·2위 교촌과 bhc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특히 bhc의 경우 지난 2013년 미국 사모펀드에 인수된 뒤 3년간 이익률이 무려 2배 가까이 오르며 지난해 22.6%라는 기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가격 인상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줄곧 국내 외식업종 1등을 달려온 치킨은 현재 점포 수가 전 세계 맥도날드(3만6,300여 개)보다 많은 4만 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다수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가맹점에서 번 돈을 해외에 쏟아붓고 있다’는 꼬리표도 붙고 있다. 교촌치킨이 9년간 377억원의 손실을 보고 최근 뉴욕 매장을 접은 것을 비롯해 BBQ, 굽네치킨 등 대부분의 치킨업체가 현재 투자라는 이름의 적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BBQ와 bhc가 직원 절도 문제부터 매각가치 부풀리기, 매출 2·3위 경쟁 등 소비자는 아랑곳 않는 ‘그들만의 소송전’을 끝없이 펼치는 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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