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5일부터 ‘아이코스’(IQOS)의 정식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BAT코리아도 ‘글로(glo)’를 8월경 시장에 내놓는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이르면 오는 8월 BAT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는 특수 제작한 전용 담배인 ‘네오스틱(Neostiks)’을 가열해 쓰는 전자기기로, 기기를 통해 가열돼 증기를 만들어 내며 일반 담배와 유사한 맛을 낸다는 게 BAT코리아 측 설명이다.
토니 헤이워드 BAT코리아 사장은 “글로의 국내 출시에 박차를 가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관심 있는 한국 성인 흡연자들에게 하루빨리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BAT코리아 측은 기존 사천공장을 증축하며 국내에서 네오스틱을 공급할 설비도 갖췄다. 글로가 한국에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천공장에서 생산된 네오스틱은 전량 일본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필립모리스도 아이코스를 이날부터 편의점 씨유(CU) 서울지역 매장과 이마트 내 일렉트로마트 스타필드하남점, 왕십리점, 영등포타임스퀘어점을 통해 정식 판매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광화문과 가로수길 소재 아이코스 전용 매장에서 사전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매장에서 아이코스를 사려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고, 이에 하루 판매량을 400개 안팎으로 제한할 정도였다.
회사 관계자는 “아이코스 매장에서는 대기자 수와 물량을 고려해 하루 판매량을 매일 조정하고 있다”며 “당일 정해진 판매량은 모두 소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담배계의 아이폰’으로까지 불리며 대기표를 받아 구매할 정도의 높은 인기를 보인 바 있어 국내에서 인기 여부가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궐련형 신종 전자담배의 출시가 이어지면서 기존 담배시장이 어느 정도 잠식되는 건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시장 안팎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전자담배 규모는 지난 2012년 100만 달러에서 2015년에는 1,352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이는 현재 판매 중인 액상 전자담배만 포함하는 것으로, 일반 담배와 비슷한 느낌의 궐련형 전자담배가 본격 출시되면 전자담배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예상한다. 아이코스의 경우 일본·영국·독일·이탈리아·스위스 등 25개국 2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 역시 지난해 12월 일본 센다이 지역에서 처음 나온 이래 출시 6개월 만에 지역 내 담배시장에서 7%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