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여름 달구는 뮤지컬大戰

설레는 첫 만남-'시라노''나폴레옹' 신작 상륙

믿고 보는 대작-'마타하리''록키호러쇼' 마니아 공략

명작들의 귀환-'시카고''캣츠' 등 고전 다시 무대에

공연계에서 여름철은 연말 연초 다음으로 성수기로 꼽힌다. 여름휴가와 방학은 물론 길게는 추석 연휴까지 공략할 수 있는 시기라 대작 편성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올 여름도 흥행 보증 수표로 꼽히는 스테디셀러들의 귀환에 신작 뮤지컬 데뷔전까지 겹치며 뮤지컬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뮤지컬 ‘나폴레옹’에서 나폴레옹 역을 맡은 임태경(왼쪽부터), 마이클리, 한지상 /사진제공=클립서비스뮤지컬 ‘나폴레옹’에서 나폴레옹 역을 맡은 임태경(왼쪽부터), 마이클리, 한지상 /사진제공=클립서비스


◇처음 만나는 설렘…시라노·나폴레옹


신작 뮤지컬들의 데뷔전이 다채롭다. 다음달 7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시라노’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프로듀서로 변신한 배우 류정한의 데뷔작으로 주목받는 작품. 19세기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바탕으로 2009년 일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크고 못생긴 코가 콤플렉스인 시라노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등으로 국내 팬을 다수 보유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음악을 맡았고 제작자인 류정한과 뮤지컬 스타 홍광호, 그룹 ‘신화’ 출신의 가수 김동완이 시라노로 출연한다.

올 여름 기대작으로 주목받는 또 다른 신작 뮤지컬은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18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는 뮤지컬 ‘나폴레옹’이다. 다음달 15일 샤롯데씨어터에서 3개월간 공연되는 이 작품은 대규모 앙상블과 화려한 무대 세트로 관객을 압도한다. 특히 나폴레옹이 황제로 즉이하는 대관식 장면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다비드의 작품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무대 위에 재현한 것으로 화려한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나폴레옹 역에는 뮤지컬 배우 임태경과 마이클 리, 한지상이 캐스팅됐고 나폴레옹의 연인이자 사교계의 꽃 조세핀 역은 뮤지컬계 디바로 꼽히는 정선아와 박혜나, 신인 홍서영이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마타하리’ 공식 포스터뮤지컬 ‘마타하리’ 공식 포스터


◇믿고 보는 앙코르작…록키호러쇼·마타하리


완성도를 높인 재연작들의 귀환도 이어진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간첩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국내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베테랑 연출가로 인정받은 스티븐 레인의 합류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오는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이번 무대에선 마타하리와 아르망, 라두 등 주인공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더욱 긴장감 있게 그려내는 한편 1차 세계대전의 시대적 배경이나 마타하리가 처한 상황이 극적으로 생생하게 그려지도록 다듬었다. 초연 당시 흥행을 이끌었던 옥주현에 이어 차지연이 마타하리 역에 새롭게 캐스팅됐고 마타하리와 사랑에 빠지는 아르망 역에는 초연에서 열연을 펼친 엄기준, 정택운에 이어 임슬옹이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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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 문화’의 효시로 불리는 뮤지컬 ‘록키호러쇼’도 9년만에 돌아왔다. 이 작품은 결혼을 약속한 연인 자넷과 브래드가 우연히 우주행성에서 온 양성 과학자 프랑큰 퍼터의 성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르셋과 가터벨트를 입고 무대에 등장하는 프랑큰 퍼터 역에는 마이클 리, 송용진, 조형균 등 세 배우가 열연한다. 특히 이 작품의 재미는 다양한 관객 참여. 극 중 다 함께 일어나 춤을 추거나, 휘슬블로우를 부르며 결혼식을 축하하고 배우를 위로하며 빵을 던지는 등 기존의 공연 관람 문화와는 판이하게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카고·브로드웨이 42번가 등 고전의 귀환

뮤지컬 ‘시카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고전들의 무대 또한 다채롭다. 첫 타자는 국내 내한공연 매진행렬의 역사를 자랑하는 뮤지컬 ‘시카고’. 다음달 23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내한공연으로 이뤄지는 이번 무대는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퍼스트 클래스 프로덕션’으로 브로드웨이의 무대를 그대로 옮겨온 것이 특징이다. 특히 메르스로 공연시장이 침체됐던 2015년에도 매진 행진을 이어갔던 당시 주역들이 그대로 출연한다. 벨마 켈리 역의 테라 맥클라우드와 록시 하트 역의 다일리스 크로만의 농염한 매력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

다음달 11일에는 뮤지컬 ‘캣츠’가 국립극단 해오름극장에서 아시아 최초로 새로워진 무대를 선보인다.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 T.S.엘리엇의 시를 바탕으로 젤리클 고양이들의 환상적인 군무와 ‘메모리’ 등 세계적인 명곡이 펼쳐지는 ‘캣츠’는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최고의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콤비를 이루어 탄생시킨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이번 작품에서 군무는 더 화려해지고 각 고양이 캐릭터들의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패턴 등은 더욱 새로워진다.

8월에는 화려한 앙상블을 자랑하는 대표적 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돌아온다. 이번 작품은 지난 3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선보인 버전과 같은 새 버전으로 탭댄스와 군무가 예전보다 화려해지는 것이 특징. 새로워진 캐스팅도 눈여겨 볼만하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에 김석훈과 이종혁이 캐스팅됐는데 특히 김석훈은 ‘왕과 나’ 이후 14년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다. 또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전수경과 함께 초연 무대를 장식했던 최정원도 이번 무대에 합류해 도로시 브록을 연기한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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