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의 내통 의혹에 대해 오는 8일 의회에서 증언할 예정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대해 “행운을 빈다(I wish him luck)”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여야 상·하원 지도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짤막한 답변만을 남겼다.
이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평범한 의사 표시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른바 ‘판도라 상자’가 될 수도 있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앞두고 애써 자신감을 내비치려 한 언행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알아서 잘 처신하라’는 의미의 ‘협박성 경고’를 코미 전 국장에게 날린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의 증언을 막을 수 있는 ‘대통령 기밀유지 특권’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정공법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코미 전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해 수사 방해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지난 2월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야당과 언론이 ‘마녀 사냥’을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코미 전 국장과의 대화를 담은 녹취가 있다며 코미 전 국장이 허위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해 진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상원 정보위원회는 8일 코미 전 국장을 해임 후 처음으로 의회에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과의 세 차례 접촉에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을 받았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언급을 했는지 등을 추궁한다.
CNN을 비롯한 메이저 방송사들은 이날 청문회를 생중계한다. 청문회에서 만약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할 경우 ‘러시아 스캔들’은 과거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하야를 낳은 ‘워터게이트’와 같은 폭발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