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車보험료 인하 압박에…중소 손보사 울상

내리면 실적악화 안내리면 고객 이탈 가능성

흥국화재·롯데손보 등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 악화에다 새 정부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보험료 인하 여지가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손해율이 여전히 높은 탓에 보험료 인하 분위기에 휩쓸렸다가는 실적이 크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험료를 내리지 않고 버티자니 고객 이탈 가능성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의 지난 4월 당기순이익은 1,14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8% 증가했고 동부화재(005830)와 현대해상(001450) 역시 각각 73.8%, 63.3% 증가한 728억원, 5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처럼 주요 손보사들이 지난 1·4분기에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올린 데 이어 4월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서민 물가 대책의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이렇게 되자 중소형 손보사들은 ‘좌불안석’이다. 대형사들은 최근 손해율이 적정 수준인 77~78%까지 내려온데다 마일리지, 자녀 할인, 블랙박스 특약 등을 통해 우량고객을 많이 확보해 둔 덕분에 마지 못해 보험료를 내리게 되더라도 큰 타격이 없지만 중소형사들은 지난 1~2년간 단행한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손해율이 높기 때문이다. 1·4분기 말 기준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대형사의 경우 △삼성 76.4% △동부 77.5% △현대 77.8% 등이지만 중소형사는 △롯데 89.4% △흥국 93.1% △더케이 86.0%에 달했다. 게다가 중소형사들은 시장점유율 역시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손해율과 시장점유율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 압력까지 받고 있는 셈이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들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인하를 결정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그렇지 못하다”며 “보험료 인하로 인해 오히려 상위사의 시장 과점이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