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주택 가격과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신혼부부들이 결혼 시작부터 빚더미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주택이나 전셋집을 마련하느라 조금이라는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비중은 20년전의 4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1억원 이상의 대출을 받는 사람은 20년 전에는 1,000명 가운데 6명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153명으로 25.5배나 폭증했다.
7일 보건사회연구원의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에 따르면 15∼49세 기혼여성(9,077명)을 대상으로 신혼집 마련비용을 조사한 결과, 자가 구입비는 평균 1억1,868만원, 전세보증금은 평균 4,978만원, 월세 보증금은 평균 1,321만원 등으로 나왔다.
결혼시기별 조사를 보면, 주택값과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최근 결혼할 경우일수록 신혼집 마련에 비용이 많이 들었다.
평균 자가구입비의 경우 1995년 이전에 결혼한 기혼여성 부부는 7,364만원을 지출했다. 1995∼1999년에는 8,519만원, 2000∼2004년 1억1,164만원, 2005∼2009년 1억3,360만원, 2010∼2015년 1억5,645만원이다.
2010∼2015년 결혼한 부부가 1995년 이전 결혼한 부부보다 2배 이상의 비용을 들여 신혼집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평균 전세보증금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시기별 평균 전세보증금은 1995∼1999년 3,426만원, 2000∼2004년 4,646만원, 2005∼2009년 7,128만원, 2010년∼2015년에는 약 1억원(9,950만원)이다. 1995년 이전 결혼 부부가 2,339만원을 부담한 것과 비교하면 전세보증금이 20년 새 4배 정도 오른 셈이다.
이처럼 주택 가격과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대출 의존도도 크게 높아졌다. 신혼집 마련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부담한 적이 있는 15∼49세 기혼여성(1,943명)을 상대로 별도로 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기혼여성의 결혼시기별 대출경험 비율은 1995년 이전은 8.7%에 불과했다. 이후 1995∼1999년 15.9%, 2000∼2004년 18.8%, 2005∼2009년 25.7%, 2010∼2015년 37.4%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20년전보다 대출자 비중이 4.3배로 늘어난 것이다.
대출 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결혼시기별로 5,000만원∼1억원 미만 대출받은 비율은 1995년 이전 2.4%, 1995∼1999년4.5%, 2000∼2004년 15.6%, 2005∼2009년 28.7%, 2010∼2015년 38.9% 등으로 급격히 올라갔다.
1억원 이상 대출받은 비율도 1995년 이전은 0.6%, 1995∼1999년 2.1% 등으로 극히 미미했지만, 2000∼2004년 6.4%, 2005∼2009년 7.7% 등에 이어 2010∼2015년 15.3%로 올랐다.
한편 기혼여성을 상대로 결혼할 때 신혼집 마련에 든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 질문(중복응답 허용)한 결과, 남편(84.8%), 시댁(32.8%), 본인(26.3%), 친정(4.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